하이투자파트너스, 아쉬움 남는 엔케이 투자 성과

입력 : 2023.07.21 17:25:47
제목 : 하이투자파트너스, 아쉬움 남는 엔케이 투자 성과
주가 하락 속 잔여 CB 전량 만기 상환 콜옵션 덕 '엔케이 2세' 지배력 강화 효과 톡톡

[톱데일리] 하이투자파트너스가 전환사채(CB) 인수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를 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엔케이로 큰 수익을 보는데 실패했다. 엔케이 주가가 지지부진해 인수한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서는 것이 아닌 원금과 이자율을 챙기는 것에 그쳤다. 반면 엔케이 오너(owner) 2세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활용해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효과를 누렸다.

21일 투자 업계 따르면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운용하는 '현대-수림 챔피언십 투자조 합'과 '에스알 블루이코노미 투자조합'으로 보유한 엔케이 CB 전량을 현금으로 상환받았다. 해당 CB의 보통주 전환 청구 만기일이 다가왔지만 보통주 전환을 선택하지 않았다.

하이투자파트너스가 엔케이에 투자한 시점은 3년 전인 202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림창업투자라는 사명으로 활동한 하이투자파트너스는 현대기술투자와 공동운용하는 현대-수림 챔피언십 투자조합과 에스알 블루이코노미 투자조합을 활용해 각각 100억원, 10억원 어치의 CB를 인수했다. 두 펀드 모두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가 최대 출자자(LP) 참여해 결성한 펀드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은 1%, 만기이자율은 4%로 결정됐다. 사채 만기일은 3년으로 설정됐다. 전환가액은 933원으로 결정됐으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매도청구권(콜옵션) 모두 포함된 구조였다. 두 조합이 보유한 CB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하면 약 12.9%의 지분율을 보유할 수 있었다. 당시 엔케이의 최대주주(창업자 박윤소를 비롯한 특수관계자 포함) 지분이 26% 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투자였다.

문제는 대규모 CB 발행 후 엔케이 주가가 지지부진했다는 점이다. 하이투자파트너스가 매입한 CB는 매입 1년 후인 2021년 5월부터 보통주로 전환 가능 했는데 당시 주가는 1000원 내외를 오갔다. 주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2월에는 CB 전환가액을 933원에서 916원으로 조정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하이투자파트너스는 엔케이의 콜옵션 행사에 따라 보유 CB를 엔케이 특수관계자인 더세이프티에 매각했다. CB 매입 1여년 만에 일부를 매각해 16억1800만원 정도를 회수한다.

2022년 5월에도 엔케이는 콜옵션을 행사했다. 매도 대상자는 역시나 더세이프티였다. 해당 매각 계약으로 하이투자파트너스가 회수한 금액은 약 30억9600만원이었다. 투자 2년이 지난 후 원금의 절반에 가까운 47억1400만원을 회수한 셈이다.

올해 들어 보유 CB 전량 처분하면서 얻은 수익은 66억원 정도다. 총 회수한 금액은 약 113억1400만원으로 투자원금(11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이자를 더해도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투자파트너스가 엔케이로 아쉬운 투자 성과를 기록하게 됐지만 엔케이는 콜옵션을 쏠쏠하게 활용한 덕에 오너일가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하이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한 CB 매도 대상자인 더세이프티는 엔케이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박윤소 이사와 그의 장남 박제완 엔케이 대표가 각각 7.72%와 92.28%를 보유한 오너 일가 개인회사다. 박윤소 사내이사가 보유한 주식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이기 때문에 사실상 박제완 대표 회사로 볼 수 있다.

2020년 5월부터 더세이프티는 하이투자파트너스 CB를 매입하고 관계사가 보유한 엔케이 보유 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키웠다. 3년 전 5.9%에 불과했던 더세이프티의 엔케이 지분율은 올해 1분기 기분 16.5%를 초과했다. 여기에 하이투자파트너스에서 매입한 CB가 보통주로 전환 될 경우 6% 정도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엔케이는 박윤소 사내이사가 설립한 남양금속공업사가 전신이다. 2008년 1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선박용 소화장치와 선박평형수처리장치, 해양플랜트 관련 기재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현대삼호중공업 등의 국내외 조선소가 주요 고객사다.

2017년 박윤소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2019년부터 박윤소 창업자의 장남인 박제완 당시 이사가 등기임원으로 합류하면서 2세 경영을 예고했다. 이후 박 이사의 개인회사 더세이프티가 엔케이 지분을 확대하며 지배력이 강화됐다. 올해 2월에는 박제완 이사는 엔케이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1982년생인 박제완 대표는 부산대학교 공학 석사를 졸업한 인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대표의 사위이기도 하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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