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兆 태운 삼성 '하만', 인수 6년 만에 빛 보나
입력 : 2023.08.07 17:31:26
제목 : 9.2兆 태운 삼성 '하만', 인수 6년 만에 빛 보나
상반기 주력 DS 부진…전장사업 관장 '하만' 실적 상승 눈길
하만, 올해 영업익 1조원 전망…DS,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대[톱데일리]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던 '전장(전기·전자 장비)' 사업이 성장에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한 와중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회사의 미래 사업 육성이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계열사 '하만'은 디지털 콕핏(차량 내부를 디지털로 연결하는 솔루션), 텔레매틱스(무선 차량 진단 기술), 차량용 오디오 등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다. 삼성전자는 2017년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당시 국내 기업의 해외 M&A 사례 중 역대 최고 금액인 약 9조2000억원을 인수자금으로 투입했다. 전장 사업의 미래 비전을 보고 한 발 앞서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은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 6조67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8%, 90% 성장했다. 2분기 기준으로 봐도 작년 보다 각각 17%, 150% 성장한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
하만이 인수 초기부터 성과를 보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수 첫해부터 몇 년간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며 삼성전자의 '아픈손가락'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인수 첫해인 2017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574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23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했지만 인수 직전 영업이익인 6809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오디오 업체들의 셧다운, 구조조정에 의한 노동자들의 반발 등이 겹치며 영업이익은 555억원으로 급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은 포터블/TWS(True Wireless Stereo) 중심으로 소비자 오디오 수요 증가와 비용 효율화로 실적 개선을 거뒀다"며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전장 사업을 수주하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만의 성적은 올해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DS)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전장사업의 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DS부문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8% 감소한 14조73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익 부문은 4조3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또 다른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MX)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영업이익 3조400억원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추세 등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매출은 같은 기간 13% 감소한 25조550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이 회복세를 보인 시기는 2021년부로 당시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른 전장부품 수요 증가와 체질개선 등의 효과로 영업이익 5991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는 독일의 AR(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 '아포스테라'를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와 대규모 전장부품 수주계약까지 이뤄내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8805억원을 기록했다.
하만은 올해 2월 페라리와 디지털 콕핏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장을 위한 발판 마련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증권, 교보증권 등 증권사에서는 올해 하만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1분기에 발표한 추정치인 9000억원보다 더 증가한 수치로 자동차 업계의 성수기인 하반기를 맞아 제품 수요가 더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하만은 하반기 소비자 오디오 분야에서 성수기 판매를 확대하고 제반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더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는 하만뿐만 아니라 향후 높은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로 전장사업 범위와 경쟁력을 확대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차량용 메모리 사업에 진출했으며, 글로벌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1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을 밀어내고 2025년 차량용 메모리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도 지난 달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차량용 메모리 수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관련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리차드 월시 삼성전자 반도체 DSE(유럽총괄) 메모리 마케팅 상무는 또한 "자동차 산업은 중대하고 지속적인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며 "삼성 메모리 기술이 이러한 변화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rlqm9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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