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KT, CEO 없어도 2분기 호실적
입력 : 2023.08.07 17:35:52
제목 : '경영 공백' KT, CEO 없어도 2분기 호실적
전년동기比 영업익 25.5% 증가…김영섭 차기 CEO 선임 후 경영 안정화 달성 관건[톱데일리] KT가 올해 2분기 경영 공백 속에서도 오히려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하는 성과를 냈다. 하반기에는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아 비상경영체제를 종식하고 지금보다 더욱 탄탄한 이익 구조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KT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거뒀다고 7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25.5% 증가한 t수치다. 2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최대, 매출은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 에 해당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5278억원, 영업이익은 5204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망치와 근접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보다 10.7% 높게 집계됐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컨콜)에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등 어려운 대외 환경에서도 B2C(기업 고객 거래)와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 균형적으로 성장했다"며 "KT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성장성을 증명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 부진했던 것과 비교하면 2분기는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KT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4% 하락했다.
2분기 통째로 CEO 부재 속에서 사업을 운영했기에, 이번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KT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차기 CEO 후보로 세우기 위해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을 차례로 내정했다. 하지만 '이권 카르텔' 비판으로 후보들이 사임한 후 2분기는 CEO를 포함한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경에서 사업이 운영됐다.
올해 2분기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우선 B2B 플랫폼 사업이 기존에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의 매출 발생과 부동산 사업의 회복세가 이어지며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KT에 따르면 B2B 사업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고, 관련 사업 수주는 연간 3조원 이상의 규모를 유지할 전망이다.
B2B 고객 대상 통신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7.6% 성장했다. 이중 기업 인터넷 사업은 CCTV용 전용회선 수요 증가와 중소 CP사 발굴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2% 늘었다. 기업 통화 사업은 알뜰폰 시장 확대에 맞춰 서비스 차별화를 추진한 효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B2C 플랫폼 사업에선 인터넷TV(IPTV)의 주문형 비디오(VOD)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결합요금제, 프리미엄 요금제 중심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며 매출이 1.2%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기존 '올레tv'에서 새롭게 개편한 '지니 TV' 출시 등의 영향이 실적 증가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존 B2C 통신 사업도 5G 가입자가 928만명으로 무선 전체 가입자의 68%를 차지해 프리미엄 가입자 중심의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초고속인터넷은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늘어나며 매출이 2.7% 증가했다.
그룹사의 성장세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2분기 그룹사 이익 기여는 1686억원으로 전분기(98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BC카드가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와 자체카드 발행 등으로 매출이 5.9% 증가했고, 케이뱅크도 올해 2분기 흑자를 내며 연속 9분기 영업 흑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진 CFO는 2분기 컨콜에서 "지난해 KT 그룹사 이익 기여가 5000억원 규모였으며 올해도 비슷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KT의 이번 호실적은 그룹사 부분에서 금융 콘텐츠, 디지털전환(DX) 등 영향으로 추가 성장동력을 마련해 이익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2분기 선방에도 1분기 부진으로 인해 KT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역성장한 1조622억원을 기록했다. CEO 선임 절차 마무리 단계에 있는 KT가 빠른 시간 내 경영 안정화를 이루고 하반기 안정적인 사업 운영 기반을 갖춰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향후 관건으로 꼽힌다.
KT는 이달 내 경영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로 CEO 선임을 완료할 계획이다. 오는 30일 임시주총을 열어 LG유플러스와 LG CNS에서 경력을 쌓은 김영섭 내정자를 차기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경영계약서를 승인하는 것을 주요 의안으로 다룰 예정이다.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도 함께 논의한다.
KT는 이날 컨콜에서도 김영섭 내정자가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진 KT CFO는 "김영섭 후보자가 풍부한 기업 경영권과 IC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전문성, 본질 중심의 성장과 혁신 경영 등을 기반으로 KT를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김영섭 내정자가 LG유플러스 CFO 출신으로 구조조정에 능한 '재무통'인 만큼 본격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순혈주의'가 강한 KT에서 김 내정자 선임이 대통령실과의 이해관계로 인한 낙하산이라는 우려에 대한 해소도 향후 해결 과제로 거론된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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