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수장 'LG맨' 김영섭, 막중한 책임감

입력 : 2023.08.30 11:42:48
제목 : KT 새 수장 'LG맨' 김영섭, 막중한 책임감
임시주총서 CEO 최종 확정…경영 정상화·사법 리스크 해소 등 당면과제

[톱데일리] KT가 정통 'LG맨' 출신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확정했다. 당장 KT의 경영 정상화 임무를 맡은 김 신임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반년 넘게 이어진 그룹의 경영 공백 후유증을 걷어내는 한편, KT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 해소 등이 향후 주요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 이변 없는 LG맨의 KT 입성…경영 책임 권한 강화

KT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안을 의결했 다. 김영섭 대표는 전체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고 이날 KT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김 대표는 지난 1984년 LG상사 전신인 럭키금성에 입사한 이후 LG유플러스, LG CNS 등 LG그룹에 오랫동안 몸담은 정통 LG맨으로 꼽힌다. 전임 구현모 대표가 KT 경제경영연구원에서 활동을 시작해 비서실장,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내부 출신으로 오른 정통 'KT맨'이란 점에서 상반된 CEO다.

이날 김 대표 선임 과정에서 이변은 없었다. 앞서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 7.99%)가 대표이사 후보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론을 냈던 만큼 선임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LG CNS, LG유플러스 등 활동 경험이 있는 김영섭 대표의 선임을 일찌감치 예견하는 분위기였다.

김 대표는 KT CEO 후보로 모집한 인사들 사이에서도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환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됐다. 디지코 전략은 올해 3월 사임한 구현모 전 KT 대표가 제시한 탈(脫)통신 전략으로 오는 2025년까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비통신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가 핵심이다.

김 대표 선임으로 우선 KT는 반년 넘게 이어지던 경영 공백 우려에서 한시름 덜게 됐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수 차례 좌절되며 경영 공백을 겪어 왔다. 연임에 도전하던 구현모 전 대표와 차기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전 사장이 연달아 하차하면서 대표 선임 절차가 무산됐고, 초유의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번 김영섭 대표부터 경영 책임 권한이 강화된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김영섭 대표가 체결한 KT 경영계약서에는 "대표이사가 직무와 관련된 부당한 요구를 수용하거나 불법 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이로 인해 1심에서 벌금 이상의 형이 선고된 경우, 이사회 결의로 사임을 권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는 최근 앞서 1심에서 벌금형 선고를 받은 구현모 전 대표와 전직 임원들이 유발한 경영 리스크 사태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 전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불법 국회의원 후원에 가담한 의혹이 불거졌다가, 2021년 말 약식기소로 벌금형 선고 이후 지난 7월엔 정식 1심 재판에서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저를 믿고 대표이사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신 주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지난 3월부터 이어진 비상경영 체제에서도 최선을 다해주 5만8000여명 KT 그룹 임직원에도 감사 말씀을 드리고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사업 역량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경영 정상화 주력…김영섭 체제 과제는

김 대표는 취임과 함께 KT 경영 정상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해 말부터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로 운영되던 상황이었다. 임기 만료 상태인 임원들은 매달 계약을 1개월씩 연장해가며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CEO로 내정된 이후 별도의 인수위 형태 태스크포스(TF)를 꾸리지 않고 광화문 사옥 등에 출근하며 각 사업 부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조직 현황을 파악해왔다. 올해 경영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황과 직원들의 저하된 사기를 고려해 조직 안정화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이날 취임 직후 곧바로 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KT 내부 분위기상 김 대표가 확실한 입지를 마련하고 구성원 의견을 더 수렴한 상태에서 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할 것이 유력하다. 내년도 조직개편부터 김 후보 경영구상을 담아 인사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경영 안정화를 어느 정도 이룬 후에 김 대표가 본격적인 KT '몸집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LG CNS 재직 당시 '구조조정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이력이 있다. 김 대표가 임직원이 6만여명에 달해 방만경영이 지적되고 있는 KT의 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KT 이사회 눈에 들어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실제 김 대표는 LG CNS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회사가 보유하던 자회사 6곳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업무평가 제도를 도입해 인사 평가 기준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KT에 부임해 과도한 임원 '물갈이'와 부진 그룹사 정리 등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날 주총장에 참석한 한 주주도 "KT가 대표 공석인 상황에서 상반기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는데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구조조정으로 자르면서 이전 CEO들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며 "김 대표는 삼성이나 현대차처럼 큰 그룹이 아니라 왜 KT가 국민기업인지를 잘 파악하시고 정상적인 회사가 되도록 경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KT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이권 카르텔' 논란을 해소해야 하는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KT는 낙하산 인사 의혹 등 외풍과 구현모 전 대표 포함 전현직 임원들의 불법 정치자금과 횡령 등 불법 행위가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현재 KT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김 대표의 부담감도 커진다. 앞서 검찰은 김영섭 대표 선임 불과 이틀 전인 지난 28일 KT 자회사의 배임 혐의에 대해 강제 수사로 KT 본사와 KT클라우드, 자회사 '오픈클라우드랩(전 스파크앤어 소시에이츠)', 윤경림 전 KT 사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KT 자회사 KT클라우드가 지난해 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박모씨가 설립한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지분을 정상가보다 비싸게 매입한 혐의다. 해당 기업은 KT클라우드가 지분 100%를 207억원에 매입했는데, 당시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인수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곳이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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