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익률은 좋았는데”…해 바뀌니 힘 못쓰는 농산물ETF 왜?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1.31 11:02:17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 글로벌 농산물(옥수수·콩·소맥·설탕) 상품의 수익률이 올들 지지부진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 및 주요 원재료인 천연가스 값 폭락으로 수급 대란이 일단락 됐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3대농산물선물(H) ETF는 올 들어 주가가 0.3%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ETF도 0.3% 떨어졌고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도 0.2% 상승에 그쳤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9% 이상 상승했는데 농산물 ETF 수익률은 시장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치는 보합 수준에 그친 것이다.

농산물 ETF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상장한 옥수수, 콩, 밀 등 선물지수에 투자한다. 농산물 가격이 오를수록 ETF의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다. 앞서 농산물 ETF는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지속했던 지난해엔 주가가 최대 48%까지 급등한 바 있다. 동유럽 최대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공급 대란 발생 우려에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고 인플레이션 공포가 사그라지면서 농산물 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최대치를 기록한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1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소맥 선물가격도 45% 떨어지며 거의 반 토막이 났다.

비료, 사료의 주요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 8월 고점 대비 74% 폭락한 점도 가격 안정화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원자재 가격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매년 농산물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던 이상 기후 현상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농산물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가격 상승 모멘텀(동력) 상실에 증권업계에선 향후 농산물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파종, 작황에 악영향을 미친 라니냐가 올해 3월 이후 소멸 가능성이 82%에 달한다”며 “미국, 글로벌 곡물 공급과 기말재고 개선도 예상돼 올해 농산물 단기, 장기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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