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숙원 지배구조 개편…보스턴다이나믹스 '눈길'
입력 : 2023.09.18 10:31:53
제목 : 정의선의 숙원 지배구조 개편…보스턴다이나믹스 '눈길'
지배력 향상 위해 유동성 확보 절실…그룹 미래사업에 로보틱스 비중 확대
사재 2600억 쏟아 확보한 지분 20%…기업 가치 상승 속 상장 저울질?[톱데일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숙원은 지배구조 개편이다. 10대그룹 중 유일하게 끊지 못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분구조상 최정점에 오르는 게 관건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총수지만, 보유 지분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아직 완벽하게 그룹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 격인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은 0.32%(30만3759주)에 불과하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동성 확보가 필수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은 지속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분을 다량 보유한 현대오토에버와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매각과 더불어 비상장사의 상장 시도가 그것이다. 비록 좌절을 맛봤지만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시도한 게 일례다. 당시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보유 지분 11.72%(890만3270주) 가운데 534만1962주를 구주매출할 계획이었다. 희망 공모가액(5만7900~7만5700원) 상단을 기준으로 약 4044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당시 현대모비스 지분 약 1.88%(178만1498주)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규모였다. 하지만 높은 구주매출(전체 공모주식 1600만주 가운데 신주 발행은 25%, 구주 매출은 75%)로 인해 무산됐다.
현대차그룹은 대외적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친기업 성향인 현 정권 임기 안에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것이란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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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투자은행업계에서 정 회장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 여부다. 정의선 회장은 사재 약 2600억원을 들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 20%를 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12월 소프트뱅크그룹 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나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고, 2021년 6월 인수를 완료했다. 약 11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를 투자했다. 지분구조는 당초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 ▲소프트뱅크그룹 20%에서 ▲HMG글로벌 5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 ▲소프트뱅크그룹 20%로 변화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HMG글로벌에 현물출자한 영향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소프트뱅크그룹과 계약상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그룹과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인수계약 시 계약 종료일(2021년 6월)로부터 4년 이내에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상장해 소프트뱅크가 잔여 지분 20%를 매각할 수 있는 기회(풋옵션)를 제공한다는 조항을 달았다. 해당 기간 안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정 회장 등 인수주체가 소프트뱅크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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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의미한 실적은 도출되지 않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해 약 26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지속하던 가운데 그 규모가 확대됐다. 매출은 약 780억원, 자산규모는 약 3922억원이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사업 재편 등을 통해 기류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가 일찌감치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5대 신사업)에 로보틱스(로봇과 기술의 합성어)를 포함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한 자율주행 및 보행, 로봇팔, 인지 및 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Atlas)',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역량을 접목할 계획이다.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글로벌 판매·서비스 및 제품군 확장을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 속에 입지 확대도 꾀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로봇 AI 연구소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Boston Dynamics AI Institute)'에도 소수 지분을 투자했다. 해당 연구소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총 4억2400만달러(한화 약 5514억원)의 출자 계획을 피력하며 설립한 곳이다. 현대차 47.5%, 기아 28.5%, 현대모비스 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율은 약 5%로 추산된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배경은 또 있다. 정 회장이 향후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 및 증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현대모비스 7.19%(677만8966주), 현대차 5.39%(1139만5859주), 현대제철 11.81%(1576만1674주), 현대엔지니어링 4.68%(355만2340주) 등이다. 지분가치는 약 4조5700억원(15일 종가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은 장외 기준)으로 평가된다.
정 명예회장의 보유 계열사 지분 상속에는 조단위 세금이 발생한다. 상속세는 사망한 시점의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주당 20%의 대주주 할증과 50% 세율(과세표준 30억원 초과 기준)을 적용하면 정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가 지불해야 할 상속세 규모는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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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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