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주요 신흥국 기준금리 인하 물결....브라질 50bp 낮춰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3.09.21 15:41:46
브라질 셀릭금리 12.75%로 인하
“앞으로도 여러 차례 낮출 것”
금리 미국보다 먼저 올려 인플레 잡아
칠레·페루도 최근 금리 인하 눈길


뉴욕증시에 상장된 브라질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MSCI브라질 ETF (EWZ) 연중 흐름


연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날, ‘남미 최대 경제’ 브라질에서는 금리 인하 결정이 나왔다.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신흥국은 발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 잡기에 나선 후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금리 인하에 앞장 서는 모양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통해 브라질판 기준 금리인 셀릭 금리를 50bp(0.50 퍼센트 포인트) 낮추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이에 따라 셀릭 금리는 기존 연 13.25%에서 12.75% 낮아진다. 중앙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앞으로 여러 차례 같은 정도의 금리 인하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중앙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말 셀릭 금리는 11.75% 로 제시됐다. 중앙은행은 지난 달에도 셀릭 금리를 연 13.75% 에서 50bp 낮춘 바 있다. 2020년 8월 이후 3년 만의 첫 금리 인하였다.

칠레도 이달 5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75bp 낮춰 연 9.50%로 결정했다. 앞서 7월에는 기준금리를 연 11.25%에서 10.25%로 100bp 낮춰 14년 만의 최대 폭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페루 중앙은행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25bp 낮춰 연 7.50%로 정했다. 8개월 간의 동결 후 첫 인하에 나선 것이었다.

OECD ‘9월 중간경제전망’


이처럼 브라질과 칠레 등 남미 신흥국이 미국을 앞질러 금리 인하에 나선 배경 중 하나는 인플레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물가 폭등기에 남미 국가들은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긴축)에 나섰다. 브라질은 2021년 3월부터 긴축에 돌입해 지난 해 8월까지 12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1175bp 올렸다. 칠레도 2021년 7월 긴축에 들어간 후 총 1075bp 인상한 바 있다. 연준의 긴축 돌입 시기가 2022년 3월인 점에 비하면 앞선 대응이다.

긴축 기조를 따라 물가 상승률도 낮아졌다. 지난 8월 브라질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연간 4.61% 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중앙은행 목표 범위(1.75~4.75%) 안에 드는 수치다. 브라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 12.10%를 기록해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한편 칠레 역시 지난 달 CPI 연간 상승률이 5.3% 올랐다. 중앙은행 목표치(3%)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지만 올해 6월(7.6%)과 7월(6.5%)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진 수준이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일 발표한 ‘9월 중간경제전망’을 통해 브라질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1.7%에서 3.2%로 대폭 올려 잡았다. 브라질은 인플레 압박이 둔화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브라질 주요 수출품인 구리·철광석·원유·콩·옥수수·육류 가격이 오른 덕에 경제가 호황을 맞았다는 평이 나온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4월 재정 준칙 개혁에 나선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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