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弗 넘는다"… 뜨거운 에너지ETF

김정범 기자(nowhere@mk.co.kr)

입력 : 2023.09.24 17:35:43 I 수정 : 2023.09.24 19:50:31
3분기 ETF 수익률 분석
WTI 배럴당 90弗 돌파
원유선물ETF 33% 껑충
원자력 등 에너지株 훨훨
베트남펀드엔 200억 몰려
개미들 많이 담은 2차전지
수익률 13% 떨어져 '울상'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올해 3분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원유 선물과 원자력 등 에너지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탄탄한 경제 성장세가 뒷받침되는 신흥국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 수익률 역시 높았다. 개인들은 2차전지 관련주에 적극 투자했지만 수익률은 저조한 모습이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6월 1일~9월 22일) 기준 국내에 상장한 ETF 가운데 수익률이 20%가 넘는 상품은 7종에 불과했다. 그중 수익률이 30% 이상인 상품은 단 2종으로 모두 에너지 관련 ETF였다. 국내 ETF는 현재 770종이 상장돼 있고 순자산총액은 지난 21일 기준 약 109조원에 이른다.

올해 6월 7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곧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코덱스(KODEX) WTI원유선물(H) ETF는 3분기 중 33.2%에 달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 ETF는 3분기에만 30.7% 올랐다. 최대 우라늄 채굴기업인 캐나다의 카메코를 비롯해 한국 두산에너빌리티와 HD현대일렉트릭 등을 편입한 비중이 높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원자력발전 산업이 부각되면서 우라늄 수요가 늘어났고 파운드당 우라늄 가격은 연초 이후 3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베트남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크게 오른 것도 눈길을 끈다. 베트남 VN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ACE 베트남VN30선물블룸버그레버리지(H) ETF도 3분기 20% 넘게 상승했다.

펀드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1.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2.2%) 북미(2.7%) 일본(2.4) 등 주요국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과 비교해 월등하게 높은 수치다. 석 달 동안 글로벌 펀드 설정액이 2200억원 이상 감소했지만 베트남 펀드 설정액은 200억원 넘게 늘었다. 베트남 시장이 이처럼 상승 곡선을 그린 것은 탄탄한 경제성장률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베트남은 지난 15년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 유일한 동남아시아 국가이며 금융시장 역시 이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동남아에서 제일 빠르게 내수소비가 증가하고 중산층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상당수 국가가 더딘 경제성장률 회복세를 나타낸 가운데서도 베트남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8%를 달성했다. 또한 제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면서 인도와 더불어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 수익률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을 덮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관련 ETF는 3분기 최하위권을 맴돌며 중학개미들의 손실도 불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중국 전기차 관련주를 2배로 추종하는 타이거(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 ETF는 3분기에만 30% 가까이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와 국내 증시 상승 가능성을 보고 적극 투자했다. 개인들은 2차전지 소재 관련주를 담은 TIGER 2차전지소재Fn ETF에 6409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5876억원) 기아(2870억원) 등 우량주보다 많은 금액을 담은 것이다. 하지만 해당 ETF는 이 기간 13%가량 떨어지면서 만만치 않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장기채와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투자하는 상품들을 사들이는 양상을 보인 것이 특징이다.

개인들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를 3분기에 1300억원 이상 매수했다. 이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지면서 여유자금을 보관하기 위해 단기 파킹용 상품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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