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계절] [DGB] 김태오 회장, 연임 어려워진 까닭은

입력 : 2023.10.17 10:14:54
제목 : [회추위 계절] [DGB] 김태오 회장, 연임 어려워진 까닭은
비은행 강화·최대 실적 등 성과에도 사법리스크·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지적 만 68세 이상 재선임 불가 내부 규범 조항도 문제

[톱데일리] 지난 2018년부터 DG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태오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DG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최대 실적 기록 등 김태오 회장의 성과도 있지만 DGB금융 내부 규범상 나이 제한이 있다는 점, 행장 시절부터 불거진 사법리스크와 내부통제 시스템 미흡 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달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회장으로 선임돼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3연임을 앞두고 있다.

◆ 은행계 금융지주, '세대교체' 진행 중…금융당국도 '장기집권' 부정적 시각 내비쳐

당초 업계에서는 김태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높게 판단했다. 회장 취임 이후 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파트너스 등을 인수하면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은행, 증권사를 비롯해 보험사, 캐피탈사, 자산운용사 등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유일한 지방 금융지주다.

재임 기간 동안 실적도 눈에 띄게 늘었다. 김 회장 취임 전인 2017년에는 DGB금융의 연간 순이익(지배주주지분 기준)이 3022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3805억원 ▲2019년 3073억원 ▲2020년 3323억 ▲2021년 5031억원 등 5년 간 66.5%에 달하는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순이익은 4016억원으로 다소 실적이 주춤했지만 이는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김태오 회장의 3연임보다 교체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DGB금융 내부 규범 문제다.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 따르면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할 수 없다. 김태오 회장은 1954년생으로 만 68세다.

해당 규정은 내부 규범이기 때문 에 이사회 결의로 수정 혹은 삭제할 수 있지만 금융당국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태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DGB금융에서 회추위가 열린 상황에서 현재 회장 연임을 가능토록 규정을 바꾼다는 건 축구가 시작하고 중간에 룰을 바꾸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최근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집권도 막을 내린 상황이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조용병 전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게 전망됐지만 진옥동 회장으로 교체됐고 우리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도 회장이 모두 교체됐다. KB금융그룹도 윤종규 현 회장이 물러나기로 결정, 양종희 부회장이 회장 최종 후보로 선임됐다.




◆사법리스크·내부통제 시스템 미흡 '도마 위'

김 회장의 사법리스크도 3연임에 발목을 잡는 문제 중 하나다. 김 회장은 2020년 대구은행장 겸직 당시 캄보디아 법인에 대한 상업은행 인가를 위해 현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DGB금융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대구은행은 56개 영업점 직원 114명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1년 간 고객 1552명에 대해 1662건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점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타 증권계좌개설 신청서를 사본 출력해 수정테이프로 수정해 활용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개설이 이뤄졌고, 일부 직원은 고객 연락처 정보조차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복수의 증권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별도 업무처리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데다 직원이 임의로 연락처 변경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 등 내부통제 시스템이 매우 미비했다는 것이다.

대구은행에서 이같은 사고 발생을 인지하고도 한 달 넘게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최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와 시중은행 전환도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실제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법에서 정해진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모두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DGB금융은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아 조만간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이다. 지방 금융지주 특성 상 금융 전문성은 물론 지역전문가를 추천받아야 하고, DGB금융 출신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DGB금융 출신으로는 황병우 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 김경룡 전 회장 직무대행, 박명흠 전 은행장 직무대행 등이 거론된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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