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금리 상승, 한미사이언스 주가 하락 등 불리한 여건에 골머리

[톱데일리]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받은 5000억원의 대출금 상환일이 도래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상환 또는 계약갱신을 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은 여건으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아들, 딸인 임종윤·임주현·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상속세 마련을 위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담보로 5000억원대 자금을 빌렸다.

문제는 이 가운데 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의 만기가 도 래한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1분기 2126억원, 2분기 1422억원 규모의 대출금을 상환하거나 차환해야 한다. 상반기에만 3550억원의 빚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나머지 약 400억원의 대출금 역시 1년 안에 갚아야 한다.

대출금 상환이나 만기연장 등이 시급하지만 여건은 좋지 못하다. 우선 이자 부담이 커졌다. 금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5000억원대 주식담보대출을 일으킨 오너 일가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은 2021년 2~3%대에서 올해 6~7%대로 상승했다. 대출 규모가 약 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연이자 부담만 2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4월 1.25%에서 1.5%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2.25%, 지난해 8월 2.5%, 지난해 10월 3%, 지난해 11월 3.25%, 올해 1월 3.5%까지 지속 높였다. 이에 따라 주식담보대출을 비롯한 금융권의 각종 대출들의 금리들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담보유지비율을 맞추는 것도 큰 문제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2년 전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2020년 말부터 2021년 사이 7~8만원대에 거래되던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3만300원으로 떨어졌다.

이렇게 되면 금융사는 담보인 '주식' 가치가 하락한 만큼 추가적인 담보물을 요구하게 된다. 금융사는 담보인 '주식'의 가격변동성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담보유지비율을 요구한다. 만약 주가가 하락할 경우 이를 맞추기 위해 채무자는 현금 상환을 하거나 추가 담보를 맡기고는 한다.

채무자가 협조하지 않을 시, 금융회사들은 반대매매로 담보주식을 시장에서 매도한다. 계약갱신이나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담보로 제공한 지분이 위태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등 특수관계인 포함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63%이며, 47.6%의 지분은 담보 대출 등으로 인해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최근 대주주 개인 소유회사 한미헬스케어를 한미사이언스가 흡수합병한 것 역시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미헬스케어는 임종훈 사장(37.8%), 임종윤 사장(35.9%), 임주현 사장(24.2%) 등이 지분 100%를 나눠 보유하고 있는 개인회사였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오너 개인회사인 한미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절차 마무리 후, 3남매의 지배구조상 최상위 회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각각 1~2%포인트(p) 증가했다.

이처럼 오너 일가가 대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미사이언스 외 다른 보유 자산의 활용이 필요하다. 대표적 오너 일가 개인 소유 자산은 송영숙 회장의 한미정밀화학 지분 12%(약 55억원, 장부가액 기준), 장남 임종윤 사장의 코스닥 상장사 DX&VX 지분 19%(약 427억원, 시가총액 기준) 등이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