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오뚜기] ② '내부거래 축소' 작업 속도…남은 과제는

입력 : 2023.10.23 15:03:04
제목 : [유통진단] [오뚜기] ② '내부거래 축소' 작업 속도…남은 과제는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 완료…내부거래·순환출자 등 해소 면사랑·풍림푸드 등 오너일가 관련 회사 내부거래 감소 추세

[톱데일리] 오뚜기가 기존에 높았던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약 5년 간에 걸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통해 계열사간 내부거래와 순환출자 관계를 끊어내며 긍정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오뚜기라면, 상미식품 등 일부 계열사가 여전히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달하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 2017년부터 높은 내부거래 지적…5년 간의 지배구조 개편 완료

오뚜기는 2017년부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과거부터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칼을 빼든 것이다. 당시 오뚜기는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현 한국ESG기준원)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뚜기는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열사들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정리에 나섰다. 오뚜기는 2017년 상미식품과 풍림피앤피를 각각 상미식품지주와 상미식품, 풍림피앤피지주와 풍림피앤피로 물적 분할했다. 그리고 이듬해엔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를 합병하고, 상미식품과 풍림피앤피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2020년에는 오뚜기제유지주와 합병으로 내부거래를 해소했다. 오뚜기제유지주는 2019년 기준 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84.6%에 달하는 곳이었다.

상미식품지주와 풍림피앤피지주 또한 오뚜기가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16.6%, 47.6%를 갖고 있는 동시에 그룹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이 80% 이상이었던 법인이다. 그 중 풍림피앤피지주는 오뚜기뿐만 아니라 오뚜기제유(25.29%), 상미식품(14.49%)이 지분을 갖고 있어, 순환출자 논란까지 일었다. 결과적으로 오뚜기는 당시 합병으로 내부거래 해소와 동시에 순환출자 관계도 끊어낼 수 있었다.

오뚜기는 지난해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 흡수합병까지 진행하며 길었던 5년간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본래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지주 최대주주로 지분 37.7%를 보유하는 동시에 오뚜기라면지주가 오뚜기 지분 6.82%를 갖고 있는 구조였다. 당시 합병으로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할 수 있었다. 또 오뚜기라면지주가 2021년 매출액의 99%가 그룹 내부거래로 이뤄졌던 만큼, 오뚜기는 일감 몰아주기 비판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 일부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 90%↑…오너일가 관련 회사는 감소 추세

다만 아직까지 과제도 남아있다. 오뚜기는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부정적인 논란을 일단락했으나, 일부 계열사는 여전히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오뚜기라면과 상미식품은 지난해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90% 이상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오뚜기라면은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 5771억원 중 내부거래로 5762억원을 기록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99.8%에 달하고 있다. 내부거래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한 2017년(99%)과 비교해도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상미식품은 지난 5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2017년 98.2%에서 지난해 92.3%로 소폭 감소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오뚜기는 광동제약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부당 지원혐의에 대한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공정위는 중견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다수 집단의 부당 지원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견 기업집단이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과 비교해 외부 감시가 느슨한 점을 지적하며, 감시망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번 공정위 조사를 통해 오뚜기의 경우 오너일가와 연관 있는 회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면제품 및 소스류 제조·판매업체 면사랑이다. 면사랑은 함 회장의 매형인 정세장 대표가 수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구체적인 주주현황을 알 수는 없지만,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정세장 대표 및 특수관계인 지분 93.94%로 명시돼 있다.

면사랑과 함께 계란가공업체 풍림푸드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풍림푸드는 함태호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 정연현 대표가 지분 39.3%로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는 가운데 함영준 회장이 2대 주주로 지분 28.6%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함 회장의 누나 함영림씨와 동생 함영혜씨가 각각 지분 10.7%, 7.1%를 보유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오뚜기에 의존해 성장해오던 이 두 회사가 최근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최근 몇 년 간 내부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면사랑은 내부거래가 공시된 시점인 2005년 오뚜기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66%였으나, 해마다 수치가 감소하면서 지난해에는 15.2%를 기록했다. 풍림푸드도 2005년 내부거래 비중이 72%에 달했으나, 지난해 기준 28.44%까지 줄어들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면사랑과 풍림푸드는 그룹 계열사가 아니기도 하고, 공정위 조사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내부거래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으며, 일부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부분도 순차적으로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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