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오뚜기] ③ "친환경 선집중" 속도 내는 ESG 경영

입력 : 2023.10.24 08:30:07
제목 : [유통진단] [오뚜기] ③ "친환경 선집중" 속도 내는 ESG 경영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개편…내부거래 해소 등 해결 과제도 남아

[톱데일리] 유통 기업 오뚜기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도전하고 있다. 5년에 걸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마무리를 기점으로 본격 ESG 경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친환경 패키징 확대와 전사적 환경 경영을 추진하는 등 ESG 경영 활동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 ESG 강화 활동 본격 나서게 된 배경은

지난해 오뚜기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 경영 강화를 본격화 했다. 최근에 는 ESG 경영을 위한 전담 조직인 'ESG추진팀'도 신설했다. ESG 관련 실무부서와 'ESG TFT(태스크포스팀)' 대상 ESG 핵심 지표 이행을 관리하고, 관련 정보공시 등 소통 기능도 수행한다.

ESG TFT는 지난해 7월부터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 지난 2010년부터 친환경 전환 등을 위해 활동해온 기존 'ECO TFT'를 확장해 ESG 기능을 강화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플라스틱 연 사용량 1000톤(t) 이상 감소 목표로 지난 4년간 온실가스 1만682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을 감축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 외에도 지난해 오뚜기 이사회는 ESG 경영 활동으로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ESG경영 관련 주요 실적과 핵심지표 이행 현황을 공개하고, 탄소배출권 구매와 배출량 점검 등에 따른 방안 마련에 나섰다. 친환경 포장 개선 내용과 인증 현황도 살폈다.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도 나섰다.

현재 ESG위원회는 황성만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두고 류기준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김용대 카이스트 교수, 성낙송 화현 대표변호사, 선경아 가천대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 7인으로 구성된 오뚜기 이사회 중 의장을 맡은 함영준 회장과 사외이사 1명을 빼고 모두 ESG위원회 구성원인 셈이다.



최근 ESG 경영이 산업 전반 필수 요건으로 인식되면서 오뚜기도 적극적 대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오뚜기의 라면 경쟁사로 지목되는 농심과 삼양식품도 ESG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현재 농심은 사회(S) 부문 상생 활동을 강조하고, 삼양식품은 지배구조(G) 영역에서 투명성 강화 등에 집중하고 있다.

오뚜기가 ESG 경영 강화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된 영향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오뚜기는 지난해 그룹사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순환출자를 끊어내는 것과 동시에 일감몰아주기 문제 해결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ESG 경영에 나설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해 왔다. 상장사 조흥을 제외한 상미식품, 오뚜기라면, 오뚜기제유, 오뚜기물류서비스 등 그룹사들을 100% 자회사로 두는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이었다. 그전까지는 함영준 회장 지분이 들어간 관계사들의 60~99% 상당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 친환경 패키징 확대…개선 과제도 상존

오뚜기는 환경경영 전략인 '에코 엠블럼'을 내세워 향후 원료 생산부터 제품 소비와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계사와 협력사를 포함해 전사적 차원에서 환경 경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펼치는 환경 정화 활동의 범위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뚜기는 지난해 국내 라면 업계 최초로 친환경 녹색 인쇄방식인 '플렉소 인쇄'를 도입했다. 플렉소 인쇄는 유성잉크를 사용하는 기존의 그라비어 인쇄와 달리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한다. 오뚜기에 따르면 잉크 사용량을 30% 이상 절약해 최대 1600t의 잉크와 유기용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용기의 소재도 자원순환에 집중해 친환경성을 더했다. 지난 7월에는 오뚜기 식품 포장재 자회사 풍림P&P가 SK케미칼과 협력해 육류 소스류 처음으로 '순환형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했다. 해당 페트는 100%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 재활용 소재다.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6t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컵라면 용기에도 친환경 용기를 채택했다. 오뚜기는 2014년 국내 최초로 발포성 재질의 '스마트 그린컵'을 적용한 컵라면 용기를 개발해 기능을 개선해 가고 있다. 용기 겉면에 발포성 소재를 코팅해 열처리 가공한 친환경 용기로, 인쇄지로 사용되는 종이 사용량을 줄여 탄소 저감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노력이 소비자 사이 긍정적 인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달 식품 상장기업 61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브랜드평판을 분석한 결과 오뚜기는 농심에 이어 2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ESG 관련 지표가 포함된 순위로 CJ제일제당, 오리온, 하림, 삼양식품, 풀 무원, 대상 등 굵직한 기업을 따돌렸다.

물론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지점들은 남아 있다. 한국ESG기준원(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오뚜기의 지난해 ESG 종합평가는 C 등급이었다. 세부적으로 사회 부문은 B+ 등급이었고,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은 C 등급을 받았다. 평가 기준 변경으로 종합등급이 A에서 내려온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쉬운 성적이다.

경쟁사보다 일부 평가가 떨어진다는 점에서도 개선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환경 A 등급, 사회 A+ 등급, 지배구조 B 등급을 받아 종합등급 B+로 평가받았다. 라면 시장 압도적 1위 사업자인 농심은 오뚜기와 같은 종합등급 C를 받았지만 세부적으로 환경 B 등급, 사회 A 등급, 지배구조 D 등급을 받았다.

오뚜기가 연관된 사법 리스크도 불거져 ESG 경영 확장에 일부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광동제약과 함께 오뚜기가 부당 내부거래 혐의가 있다고 보고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8월까지 환경성 표시·광고 위반에 대한 정부의 시정명령 조치 3건은 모두 오뚜기 제품에서 나왔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위해 내부통제와 감사 시스템을 강화했다"며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사용율을 높이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고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재활용 확대를 통해 자원순환에 기여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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