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한화] 매각설 나오는 까닭은

입력 : 2023.10.27 10:52:16
제목 : [저축은행 M&A] [한화] 매각설 나오는 까닭은
한화 금융계열사 모두 '김동원' 산하…저축은행만 김동관 소속 수천억원 유증에도 업계 내 중위권 지위…수익성·건전성 모두 하락 추세

[톱데일리] 올해 하반기 한화그룹이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인수합병(M&A)시장에서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알짜 계열사'였던 저축은행이 최근 수익성과 건전성이 떨어지며 업권 내 지위가 열악해진 데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분 구조가 애매하게 남아있는 탓이다.

한화저축은행은 새누리저축은행을 전신으로 둔 저축은행으로,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이 제일화재해 상보험을 인수하면서 함께 인수된 회사다.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씨가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화재가 적대적 M&A 위기에 몰리자 김승연 회장이 제일화재와 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까지 모두 인수했다.

당시 적자에 자본잠식까지 있었던 새누리저축은행을 수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2014년 흑자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이후 10여 년 간 한화저축은행은 큰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서 지금은 중위권 회사에 머물러 있다.

일단 이번 매각설의 가장 큰 배경이 된 건 한화그룹의 승계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에너지와 방위산업을, 둘째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한화생명 아래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한화저축은행의 경우 한화그룹 금융계열사(한화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피플라이프·한화추자증권·한화자산운용 등)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생명의 지배를 받지 않는 곳이다. 한화글로벌에셋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한화글로벌에셋은 합성수지·기타 플라스틱물질 제조업체로 한화솔루션 계열사로 분류된다.

한화그룹이 크게 두 축으로 계열사를 분리해 승계구도를 어느정도 완성시켰지만, 한화저축은행만 유일하게 김동원 사장이 아닌 김동관 부회장의 지배 아래 있는 셈이다.

업권 내 열악한 지 위도 한화저축은행의 한화그룹 내 포지션을 애매하게 만들고 있다. 한화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조7541억원으로 자산 규모 기준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24위 정도다. 시장점유율 1.2% 수준의 업계 내에서는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2014년 흑자전환 이후 꾸준히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한화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부터 저축은행 업황이 악화되면서 한화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건전성도 악화되는 추세다. 한화저축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6월 말 기준 4.47%, 4.79%다. 1년 사이 2.18%p(포인트), 3.2%p씩 증가했다.

부동산 관련 리스크도 존재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신용대출의 20% 한도 내에서만 부동산 관련 대출을 보유할 수 있는데, 한화저축은행의 한도액은 6월 말 기준 5852억원이다. 한화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액은 5194억원으로 한도액의 88.76%를 채운 상태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한화저축은행이 쌓은 부동산 관련 대출에도 부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2.18%였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은 올해 상반기 4.68%로 1년 사이 2.5%p 급증했다. 올해부터는 채권재조정업체도 크게 늘었는데, 연체 사업장이지만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에 대해선 이자유예, 만기연장 등을 통해 부실화를 막는 방안이다. 한화저축은행이 올해 채권재조정한 규모는 222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화저축은행의 대출포트폴리오 특성 상 자산건전성 지표의 방향성이 부동산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경우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한화저축은행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다만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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