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외치다 한강으로…신용융자·미수란 [주경야독]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2.03 06:00:00
입력 : 2023.02.03 06:00:00
이자 부담 상승에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3일 16조363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작년 11월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증시 반등으로 17조원을 돌파했지만 12월에는 증시가 부진을 나타내면서 26일 다시 16조원대로 떨어진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1월 4일 매일경제
주식이 떨어질 줄 알고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건 무조건 오른다”라는 확신이 들 때도 가끔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빚을 내서라도 주식을 왕창 사볼까 하는 유혹을 느끼게 되는데요. 고상한 말로는 레버리지 투자, 요즘 흔히 하는 말로는 ‘빚투(빚내서 투자)’라고 합니다.
주식투자 제1의 목표를 생존이라고 본다면 빚투는 가급적 지양해야 하는 수단입니다. 증시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빚투가 반대매매로, 반대매매가 깡통계좌로 이어지면서 결국 증시에서 퇴출당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모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요. 적을 알고 나를 알자라는 측면에서, 이번 시간에는 개인투자자가 접근 가능한 두 가지 방식의 레버리지 투자인 신용융자와 미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60% 먹을 수 있는데 30%로 만족할래?…빚투의 유혹
신용융자를 문자 그대로만 보면 담보 없이 투자자를 믿고 돈을 빌려준다는 의미로 보이는데요. 정확히는 주식을 담보로 잡아서 돈을 꿔주는 주식매입자금대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탁론이라고도 합니다. 주식담보대출과는 약간 다릅니다. 주식담보대출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잡아서 돈을 빌려주는데, 신용융자는 특정한 종목을 살 때 모자란 자금을 메꿔주는 개념입니다.만기는 짧게는 몇일도 가능한데 보통 3~4개월 정도로 잡습니다.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요즘 금리가 뛰면서 신용융자를 받으면 금리가 거의 10% 가까이 나옵니다. 10% 이자 내고 연 5% 배당 주는 우량주에 투자하는 사람은 없겠죠. 보통은 ‘단기간에 이익을 내서 팔아버리고 대출도 상환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뛰어듭니다.
자기자금 500만원으로 산 주식이 30% 오르면 150만원 이익이 납니다. 그런데 500만원을 대출받아 1000만원어치 샀다면 300만원의 이익이 나고 원금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60%가 됩니다. 주가 상승의 확신이 들 때는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유혹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미수는 신용융자보다 더 단기입니다. 보통 그날 사서 그날 파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방식입니다. 우리 증시는 주문이 체결되면 이틀 뒤에 주식이나 현금이 계좌에 들어옵니다. 이 이틀간만 돈을 빌리는 게 미수 거래입니다.
HTS 종목창을 보면 작은 글씨로 ‘증40 담140’과 같은 글씨가 써있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증거금율 40%, 담보비율 140%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증거금율이 40%라는 것은 내돈 400만원이 있으면 100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600만원을 실제 주식이 입고되는 2거래일 이전까지 계좌에 채워넣어야 하는 것입니다.
실수로 미수거래를 하시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매수 호가만 지정하고 수량은 자동으로 입력되게끔 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증거금율이 50%인 종목을 주당 5만원에 100주 사려고 했는데 미수 가능금액까지 포함해 200주의 매수 주문이 나가게 되는 것이죠.
500만원을 현금으로 채워넣거나 아니면 잘못 산 100주를 매도하면 됩니다. 수수료가 조금 아까운데요. 200주의 주문이 체결됐을 때 정상적으로 거래된 100주는 일반적인 위탁매매수수료가 붙습니다. 요즘은 0.1~0.2% 정도이고 수수료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죠. 미수거래인 100주에 대해서는 1% 수준의 상당히 높은 수수료율이 부과됩니다.
주가는 30% 빠졌는데…400만원짜리 계좌가 100만원이 되는 마법
신용융자를 받아서 주식을 샀는데 그 종목이 올랐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주가가 올랐다고 이자를 더 내는 것은 아니니까요.문제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입니다. 신용융자에 관심이 있다면 담보비율이라는 개념을 꼭 아셔야 합니다.
신용융자를 받으면 증권사는 돈을 떼일 것을 우려해 계좌잔고가 대출금액의 일정 비율 이상 되도록 요구합니다. 증권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나 보통 140%입니다.
만약 400만원의 자기자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증권사 신용융자를 600만원 받아 1000만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대출금 600만원에 계좌평가액은 1000만원으로 담보비율은 167% (=1000만원/600만원)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30% 하락해 계좌평가액이 700만원이 되면 담보비율은 117%가 됩니다.
담보비율이 140%선 아래로 내려가면 증권사에서 담보비율을 맞추라고 요구하게 됩니다. 이를 마진콜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전화(Call)로 직접 투자자에게 안내했기 때문에 마진콜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대출금 600만원에 담보비율 140%는 계좌평가액으로 840만원입니다. 현재 주식평가액 700만원이니까 현금으로 140만원을 더 입금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금이 모자라서 주식을 살 때 대출을 받은 사람이 이런 현금을 다시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담보비율을 맞추는 데 실패하면 반대매매가 나가게 됩니다. 증권사에서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임의로 처분하는 것입니다. 1000만원이었다가 700만원이 된 주식을 팔고 대출원금 600만원을 회수한 뒤 100만원만 남깁니다. 물론 이자도 여기서 떼갑니다. 처음엔 계좌에 현금 400만원이 있었는데 고작 30%의 주가 하락으로 계좌에는 100만원도 남지 않게 된 것입니다.
더 심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증권사가 700만원어치를 반대매매로 내놨는데 또 하한가를 맞아서 490만원에 팔리면 그 계좌는 -110만원인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태를 부르는 속어가 깡통계좌입니다.
미수거래도 반대매매가 있습니다. 원래는 주식을 산 당일에 팔려고 했는데 갑자기 주가가 빠지고, 하한가를 들어가면 팔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모자란 금액을 현금으로도 채워넣지 못하면 그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고 증권사가 미수금만큼 떼간 뒤 남은 금액을 계좌에 남겨둡니다.
빚투 만큼이나 빚투가 많은 종목도 위험하다
증권기사에서 자주 보는 반대매매가 얼마가 나왔다라는 기사는 보통 미수거래로 나온 반대매매입니다. 이 통계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합니다. 신용융자를 받은 투자자가 담보비율을 못 지켜서 반대매매를 당한 금액은 각 증권사별로 취합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종목별로 신용융자 잔액이 얼마나 되는지 정도만 알 수 있습니다. 신용융자가 갑자기 확 줄어들면 반대매매가 많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구나 라고 유추합니다.반대매매가 무서운 것은 투자자가 아닌 증권사의 의지대로 팔기 때문에 가격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미수 반대매매는 개장 전 단일가 거래시간에, 신용융자 반대매매는 오전 10시 또는 오후 2시경에 시장가로 던집니다. 한번에 물량을 쏟아내기 때문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채무자가 집을 부동산에 내놔서 정상적으로 매도하면 10억원을 받을 수 있는데 채권자가 경매로 넘겨서 8억원 밖에 못 건지는 그런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문가들이 레버리지 투자를 말리는 것은 하락장을 견뎌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강세장과 약세장을 반복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합니다. 레버리지 투자를 하면 약세장을 견뎌내지 못하고 증시에서 퇴출돼 다음에 찾아오는 강세장에 올라탈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2월 2200선이던 코스피가 코로나 팬데믹 탓에 한달 만에 1400선으로 폭락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15개월 동안 역대급 랠리를 펼치며 3300선까지 올랐습니다.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폭락장에서 대부분의 현금을 잃어 강세장의 수혜를 거의 누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은 반대매매가 주가 하락을 일으켜 추가적인 반대매매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신용융자도 위험하지만 신용융자가 많이 들어간 종목도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주경야독,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공부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장이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홀로 꿋꿋이 공부하는 개미들의 편에 있겠습니다. ‘주’식과 ‘경’제 이‘야’기를 쉽게 풀어 여러분의 ‘독’학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주경야독은 매주 금요일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알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인스피언(465480) 상승폭 확대 +13.39%, 3거래일 연속 상승
-
2
HD현대건설기계, 보통주 322,884주, 소각 결정
-
3
투자주체별 매매동향 / 프로그램 매매동향
-
4
상해종합지수(중국) : ▲24.63P(+0.76%), 3,254.12P [전장마감]
-
5
코스닥지수 : ▲6.85P(+0.94%), 737.83P
-
6
모아데이타(288980) 상승폭 확대 +8.11%, 3거래일 연속 상승
-
7
전일대비 거래량 증가 종목(코스닥)
-
8
전일대비 거래량 증가 종목(코스피)
-
9
우주일렉트로(065680) 소폭 상승세 +5.88%, 52주 신고가, 3거래일 연속 상승
-
10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소폭 상승세 +3.96%, 외국계 매수 유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