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도는 K푸드…해외 한식당 3년새 300곳 폐업
이희조 기자(love@mk.co.kr)
입력 : 2023.02.05 17:10:19
입력 : 2023.02.05 17:10:19
코로나 전보다 30% 감소
정부 우수 식당 지원에도
손님 끊겨 줄줄이 문닫아
민간주도 브랜드 전략 없인
반쪽짜리 지원책 그칠 우려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한식당이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3년 만에 30% 가까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외출과 관광이 줄어든 까닭에 한식당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정부가 일부 우수 한식당에 대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이나 태국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브랜드 세계화 없이는 '반쪽짜리' K푸드 전략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한식 기업은 2009년 28개에서 10년 만인 2019년 72개까지 늘었다가 2021년 65개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63개로 줄었다. 이들 기업이 해외에 세운 한식당 역시 2009년 116개, 2014년 348개, 2019년 1094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2021년 839개로 감소한 뒤 지난해에는 783개로 급감했다. 이는 2016년(732개) 이후 최소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해외에 나간 한식 기업은 12.5%, 해외 매장 수는 28.4% 각각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한식 기업이 줄줄이 매장 문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 한식 업계는 코로나19로 약 2년간 사실상 록다운 상태였기 때문에 정부 노력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로 한식의 세계화를 꼽고 해외 우수 한식당을 지원하고 있다. 뉴욕·파리·도쿄 등 주요국 대도시에 위치한 우수 한식당 20곳을 선정하고, 각 식당에 2000만원 상당의 국산 식재료와 식기류 구매비 등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한식진흥원은 매년 해외 한식당을 대상으로 '한국적 이미지 물품'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최대 1000만원의 간판·물품 제작비를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관' 주도의 단기 지원책보다는 민간 주도의 한식 산업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식당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도 필요하지만 한식이 외국인에게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우수 브랜드로 각인되도록 기업이 이끄는 브랜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한식 산업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0.7%가 한식이 국제적으로 인기 있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답했지만, 산업화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은 25.7%에 그쳤다. 응답자 4분의 1 정도만 '잘함'(20.4%) 또는 '매우 잘함'(5.3%)을 선택했다. 한식의 국제적 인기와 별개로 한식을 통한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일은 아직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자국 음식의 전 세계적 산업화에 성공한 대표 국가로는 일본과 태국이 거론된다. 일본의 경우 과거 스시, 회 등 날음식이 외국인에게 외면받았으나 고급화 전략으로 일식의 세계화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정부와 민간기구의 위생 관리와 조리 기술 보급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사업이 일식에 청결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태국은 '키친 오브 더 월드'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태국 음식이 저렴한 대중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방향으로 브랜딩하는 데 성공했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한식도 어떤 브랜딩과 이미지를 입혀 국제적으로 인식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한식 브랜딩 방안을 준비 중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식 브랜딩 전략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마련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상반기 중 브랜딩 전략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의 한식 관련 연구팀이 지난해 추산한 한식의 국내 경제 파급 효과는 약 23조원이다. 이는 2020년 기준 국내 외식업 총매출 140조원의 16.4% 수준이다.
[이희조 기자]
정부 우수 식당 지원에도
손님 끊겨 줄줄이 문닫아
민간주도 브랜드 전략 없인
반쪽짜리 지원책 그칠 우려
국내 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한식당이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3년 만에 30% 가까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외출과 관광이 줄어든 까닭에 한식당도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정부가 일부 우수 한식당에 대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이나 태국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브랜드 세계화 없이는 '반쪽짜리' K푸드 전략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한식 기업은 2009년 28개에서 10년 만인 2019년 72개까지 늘었다가 2021년 65개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63개로 줄었다. 이들 기업이 해외에 세운 한식당 역시 2009년 116개, 2014년 348개, 2019년 1094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2021년 839개로 감소한 뒤 지난해에는 783개로 급감했다. 이는 2016년(732개) 이후 최소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해외에 나간 한식 기업은 12.5%, 해외 매장 수는 28.4% 각각 감소했다. 전 세계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한식 기업이 줄줄이 매장 문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 한식 업계는 코로나19로 약 2년간 사실상 록다운 상태였기 때문에 정부 노력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로 한식의 세계화를 꼽고 해외 우수 한식당을 지원하고 있다. 뉴욕·파리·도쿄 등 주요국 대도시에 위치한 우수 한식당 20곳을 선정하고, 각 식당에 2000만원 상당의 국산 식재료와 식기류 구매비 등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한식진흥원은 매년 해외 한식당을 대상으로 '한국적 이미지 물품' 지원 사업을 시행 중이다. 최대 1000만원의 간판·물품 제작비를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관' 주도의 단기 지원책보다는 민간 주도의 한식 산업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식당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도 필요하지만 한식이 외국인에게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우수 브랜드로 각인되도록 기업이 이끄는 브랜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한식 산업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0.7%가 한식이 국제적으로 인기 있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답했지만, 산업화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은 25.7%에 그쳤다. 응답자 4분의 1 정도만 '잘함'(20.4%) 또는 '매우 잘함'(5.3%)을 선택했다. 한식의 국제적 인기와 별개로 한식을 통한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일은 아직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자국 음식의 전 세계적 산업화에 성공한 대표 국가로는 일본과 태국이 거론된다. 일본의 경우 과거 스시, 회 등 날음식이 외국인에게 외면받았으나 고급화 전략으로 일식의 세계화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정부와 민간기구의 위생 관리와 조리 기술 보급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사업이 일식에 청결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태국은 '키친 오브 더 월드'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태국 음식이 저렴한 대중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방향으로 브랜딩하는 데 성공했다. 한식진흥원 관계자는 "한식도 어떤 브랜딩과 이미지를 입혀 국제적으로 인식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한식 브랜딩 방안을 준비 중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식 브랜딩 전략도 수립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마련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상반기 중 브랜딩 전략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규완 경희대 교수의 한식 관련 연구팀이 지난해 추산한 한식의 국내 경제 파급 효과는 약 23조원이다. 이는 2020년 기준 국내 외식업 총매출 140조원의 16.4% 수준이다.
[이희조 기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