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 펀드사’ 핌코, 엔화 매수…월가에선 “시기 상조”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3.11.20 17:23:01
입력 : 2023.11.20 17:23:01
‘엔·달러=140엔’ 돌파시기
핌코, 반등 노린 엔화 매수
월가는 “일본은행이 변수”
초완화정책 변화 느릴 듯
시장선 내년 4월 이후 예상
“엔화 빠른 반등 기대 일러”
핌코, 반등 노린 엔화 매수
월가는 “일본은행이 변수”
초완화정책 변화 느릴 듯
시장선 내년 4월 이후 예상
“엔화 빠른 반등 기대 일러”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로 꼽히는 미국 핌코가 일본 엔화 가치 반등을 노리고 엔화를 매수해왔다는 소식이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 격인 일본은행(BOJ)이 초완화통화정책 기조에서 벗어나면 엔화 가치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엔화 가치는 올해 3분기 이후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33년 만에 최고치(1달러=152엔)를 돌파할 지 여부에 주목해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엔·달러 환율이 140엔을 뚫는 등 엔화 약세가 두드러진 시점부터 핌코가 엔화를 매수해왔다고 전했다.
엔화 가치는 올해 5월 말부터 엔·달러 환율이 140엔을 넘어선 것을 계기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엔·달러 환율 상승은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에마뉘엘 샤레프 핌코 다중자산투자 부문 펀드 매니저는 “일본 인플레이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중앙은행 목표치(2%)를 넘어서는 상황은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을 다시 수정하거나 정책 자체를 폐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것”이라면서 일본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물가 목표 달성을 예상할 수 있으면 수익률 곡선 관리(YCC) 와 마이너스 금리 폐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이날 엔화 가치가 반등해 시장 눈길을 끈 바 있다. 가즈오 총재가 당장 초완화적 통화 정책을 끝내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정책 여지를 남겨두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따랐다.

다만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의 지난 18일 발표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들은 이달 14일로 끝난 주간에도 엔화 약세 베팅에 나섰다. 이들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총 6만5490계약으로 늘었는데 이는 작년 4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와 관련해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줄리아 왕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지난 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엔화 가치는 여전히 약세 국면”이라면서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은행이 인플레율을 낮추기 위해 눈에 띄는 조치를 하지 않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화 환율 향방에 대한 전문가 예상은 여전히 분분하다. 현재로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작업이 사실상 종료됐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급등세도 다소 진정됐다는 진단이 나오지만 정작 일본은행 통화정책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내년 4월 이후 초완화적 정책 기조를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은 예상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엔화 단기 흐름과 관련해 제프리스 투자은행의 브래드 베흐텔 외환시장 담당자는 “투기 거래자들이 향후 엔화 가치 하락에 더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17일 전망했다.
RBC 블루레이 자산운용은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1.10% 까지 오르면 일본은행이 YCC 에 따라 국채 추가 매입에 나서는 경우를 가정한 예상이다.
단기 등락과 별개로 엔화 가치가 기존 수준으로 빠르게 반등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BNP파리바 자산관리의 사팔리 샤데브 아시아 투자 책임자는 “몇 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엔저가 관심사였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다급한 이슈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면서 엔화 반등 기대감이 줄었다고 언급했다.
씨티의 외환 전략가들은 엔화 가치가 더 오랫동안 저평가된 상태에 머물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궤도에 이를 것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슈퍼 엔저’ 현상이 두드러진 것은 올해 8월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른 결과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의 격차가 확대된 탓이다. 수익률이 더 높은 미국으로 자금이 흐르면서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 친 결과 엔·달러 환율은 장 중 기준으로 151엔을 넘어서기도 했다.
일본은행은 올해 7월 말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대해 YCC 상한선을 기존 연 0.50%에서 1.00%으로 올렸다.
이어 지난 달 말 회의에서는 기존 연 1.00%를 유지하되 1% 를 소폭 넘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YCC 상한선을 1.50% 까지 올린 후 서서히 YCC 정책을 폐기할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돌고 있다.
YCC 는 일본 특유의 통화 완화 정책이다.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통화정책은 기준금리를 통한 공개시장조작정책과 지급준비율정책, 재할인율정책 등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반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펼친 양적완화(QE)정책과 일본의 YCC 정책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꼽힌다.
특히 YCC 는 중앙은행이 설정한 일정 수준의 국채 수익률을 달성할 때까지 국채를 계속 사들이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책이기 때문에 QE 보다도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초완화통화정책으로도 불린다.
지난 해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긴축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 만큼은 단기 기준금리를 연 -0.10% 으로 유지하면서 YCC 를 통해 장기 금리를 조정해왔다. YCC 대상은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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