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개인사업 '올인' 임종윤 사장…DXVX, 후계구도 핵심 변수

[톱데일리] 한미약품의 유력 후계자였던 창업주 2세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그룹 경영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대신 임종윤 사장은 국내와 홍콩에서 영위하는 개인사업에 전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한미약품의 유력 후계자는 창업주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첫째 아들인 임종윤 사장이었다. 임종윤 사장은 2004년부터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동사장(회장) 등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북경한미약품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창출하면서 그룹의 유력 후계자로 거론됐다. 이를 기반으로 2009년 분할 전 한미약품 등기임원(사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2010년(분할)부터 최근까지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사업회사 한미약품 등기임원으로 근무했다. 이는 다른 형제들과 비교하면 월등히 빠른 성과였다.

하지만 2대 회장(송영숙 회장) 체제가 시작된 이후부터 단단했던 임종윤 사장의 입지가 흔들렸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직이 지난해 초 임기 만료로 끝이 났다.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대상 후보로 선정되지 않아, 2022년부터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임종윤 사장을 둘러싼 변화는 개인사업 전념을 위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임종윤 사장은 북경한미약품 경영 경험을 토대로 중화권에서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홍콩에 오브맘컴퍼니를 세우고 액상분유, 산후조리원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오브맘컴퍼니는 임종윤 사장과 형제들, 코리컴퍼니 등이 지분 100%를 나눠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2009년에는 바이오뱅크 사업 영위를 위해 홍콩 소재 법인 코리컴퍼니를 설립했다. 코리컴퍼니는 임종윤 사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뱅크는 혈장, 소변, 조직, 세포 등 인체 정보 수집 및 보관 관련 사업을 하는 분야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관련사업 확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과거에 여러 차례 시도한 적이 있지만 성과는 좋지 못했다. 임종윤 대표는 오브맘코리아컴퍼니(액상분유), 코리포항(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치엠지코리아(경영컨설팅), 센트레오브맘(산후조리원, 옛 그녀의정원드라마) 등을 통해 국내 사업 진출 기회를 노려 왔다.

이들 중 대부분은 현재 사업 실체가 모호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오브맘코리아컴퍼니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수십억원대 누적 적자를 기록해 2020년 말 기준 마이너스(-) 42억원 자본총계를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코리포항은 2021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4700만원, 9억원에 불과했으며, 에이치엠지코리아 역시 2020년 매출액과 영업손실 각각 0원, 1000만원을 기록했다.

임종윤 사장은 상장폐지 상태인 DXVX(옛 캔서롭) 인수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2021년 한미사이언스 지분 0.41%를 현물 출자해 DXVX 지분 19.57%를 확보했다.



DXVX의 거래재개 여부는 창업주 2세 후계구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DXVX가 상장폐지의 길을 걷는 등 해당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후계구도에서 순위가 지금보다 더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룹 최상위 회사의 지분 일부를 잃게 됨과 동시에 1000억원대 상속세 마련의 희망마저 사라지게 된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DXVX의 거래재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림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아 약 350억원의 유동성을 조달하고, 건강기능식품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바이오팜을 인수해 사업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개인 사업으로 영위하던 바이오뱅크, 액상분유, 산후조리원 관련 사업분야까지 접목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는 2022년 DXVX 회계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조만간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