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1번가 투자 회수 불투명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입력 : 2023.11.23 08:20:25 I 수정 : 2023.11.23 09:05:08
SK스퀘어, FI 지분 18%
재매입 포기할 듯


국민연금 등 11번가 재무적투자자(FI)가 수천억원대 투자금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11번가 대주주 SK스퀘어가 5년 전 설정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11번가 콜옵션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연금 등 11번가 FI들의 지분 18%를 SK스퀘어가 되사들이는 옵션을 포기하고, FI들이 드래그얼롱(동반매도권)을 행사토록 한다는 것이다.

SK스퀘어는 2018년 국민연금 3500억원, H&Q 블라인드 펀드 1000억원, 새마을금고 500억원 등 총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조건은 5년 내 기업공개(IPO)를 하는 것이었으며, 실패할 시 SK스퀘어는 원금에 연이율 3.5%의 이자를 붙여 FI 지분을 되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를 포기하면 FI는 대주주 SK스퀘어의 지분까지 시장에 강제로 매각하는 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애초 FI가 11번가 투자에 풋옵션을 설정하는 대신 ‘콜&드래그’ 조건을 부여한 것은 대주주를 배려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풋옵션을 설정하면 SK스퀘어 측 부채로 잡히지만, 콜&드래그는 부채로 설정되지 않아 부담이 적다. 게다가 연이율 3.5%가 현재 금리 대비 높은 이자율도 아니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 SK스퀘어가 갖는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SK스퀘어는 다음주 이사회에서 콜옵션 행사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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