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상상인] 금융위에 불복 소송…매각 향방은?

입력 : 2023.11.28 10:35:10
제목 : [저축은행 M&A] [상상인] 금융위에 불복 소송…매각 향방은?
상상인, 금융위 중징계 처분·저축은행 처분 명령 취소 소송 매각은 '진행형'…부동산 부실 우려 해소가 관건

[톱데일리] 상상인그룹이 금융위원회가 내린 중징계에 불복하는 소송에 나섰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사 상상인은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 주식처분 명령 취소청구 소송 및 효력정지 신청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19년 상상인의 계열사인 두 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 상상인이 신용공여 한도 비율을 넘기는 대출을 내준 데다, 대주주가 전환사채(CB)를 저가에 취득할 수 있도록 형식적 공매를 진행한 혐의 등이다. 금융위는 유준원 대표이사에 대해 중징계인 3개월 직무정지를 내렸다.

당시 유준원 대표와 두 저축은행 모두 금융위 처분에 불복해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이 금융위 손을 들어주면서 징계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금융위는 두 저축은행에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렸다.

유준원 대표가 대주주로서 자격을 이어가기 위해선 2주 안에 문제가 된 부문을 해결해야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지난 10월 금융위는 두 저축은행에 대해 지분을 매각하라고 명한 상황이다. 상상인은 이에 내년 4월까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보유 지분 100% 가운데 10%를 제외한 90% 이상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상상인 관계자는 "처분 명령이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의 충족 명령을 전제하는 것임을 고려해 충족 명령과 처분 명령 전부에 대한 취소청구 및 효력정지 신청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상인은 이번 소송과 별개로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매각은 계속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지만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과 기존 금융 계열 사와의 시너지,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규모 등을 고려해 결국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상상인의 두 저축은행에 대한 매각 향방도 애매해졌다. 일단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경기권 저축은행 내에서도 입지가 잘 다져진 곳으로 자산 규모 3조2867억원,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7위권에 위치한 중형 저축은행이다.

올해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지난해까지 최근 3년 간 ▲2020년 285억원 ▲2021년 651억원 ▲2022년 499억원 등으로 연간 수백억원대 순이익을 내는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부동산 관련 우려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액은 1조671억원으로 신용공여 한도금액인 1조3487억원의 약 80%를 채운 상태다. 항목을 보면 ▲부동산PF 4015억원 ▲건설업 1516억원 ▲부동산업 5140억원으로 나눠져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1조원 가량의 대출들도 건전성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 전체 연체율은 12.7%에 달하고, 정상여신은 4930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부동산PF 연체율은 14.12%에 이른다. 아직 부실 여신으로 확정된 건 아니지만 한 차례 이상 연체된 '요주의여신'은 2074억원으로 요주의이하여신은 62.8%로 집계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상황은 상상인저축은행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 은행은 충청권 기반으로 수도권 기반의 저축은행보다 경쟁력이 조금 떨어진다. 게다가 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대로 79개 저축은행 중 28위로 소형 저축은행에 속한다.

부동산 관련 대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부동산 관련 대출 한도금액 6600억원 가운데 78%인 5172억원을 채웠다. ▲부동산PF 1973억원 ▲건설업 814억원 ▲부동산업 2385억원 등이다. 연체율은 상상인저축은행보다 높은 17.46%에 달한다. 부동산PF 대출 연체율도 11.05% 수준이다.

5000억원에 달하는 대출 가운데 정상으로 분류되는 여신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 2020억원 수준이고, 요주의 이하 여신 비율은 61% 가량이다.

두 저축은행 모두 부동산 관련 부실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매각이 진행되고 있어 적정 매각가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일단 최근 이뤄진 저축은행들의 인수합병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1.4배 수준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상상인저축은행 기업가치는 약 2600억~4100억원대로 계산된다. 지분율 90%를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는 약 2340억~3700억원 사이다.

하지만 상상인저축은행이 원하는 매각가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던 우리금융그룹이 인수가로 검토한 금액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부동산PF 관련 부실 우려 등을 고려한 금액으로 예상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경우 0.9~1.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하면 1413~2198억원 사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관련 부실 우려가 있는 만큼 실질적인 매각가는 이보다 적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PF 대출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고, 최근 실적까지 악화되고 있어 매각가를 낮추지 않는 이상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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