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지선 현대百 회장 “주주가치 제고” 지시

최재원 기자(himiso4@mk.co.kr)

입력 : 2023.12.05 14:43:53 I 수정 : 2023.12.05 15:11:35
지주·한섬 자사주 잇단 소각
전자투표제 등 투명성 강화
기업공개비율 46%로 1위


지난달 8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이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 추진에 나서 눈길을 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15일 경영전략회의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이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체제로 전환한 만큼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시대 흐름과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추진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켜 나가자”면서 “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ESG 관점에서 형식이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실질적이며 진정성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경영전략회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 처음이다. 정 회장의 주주가치 제고 지시는 최근 유통 업황 부진 등 이유로 그룹 계열사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전환 이후 최우선 과제로 주주가치 제고를 천명한 것이어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직접적인 방안으로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 오는 12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총 발행주식 대비 4%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한섬도 내년 2월2일까지 총 발행주식 대비 약 2%의 자사주를 매입한 다음, 기존 보유 자사주를 포함해 약 5%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전자투표제 도입, ESG 경영위원회 확대 등 투명성을 강화하는 조치를 잇달아 추진한다. 상법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서만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법적 의무와 관계없이 경영 투명성 차원에서 대부분 상장 계열사에 이를 도입했다.

전자투표제도 현대백화점그룹 모든 상장회사에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전자투표제는 주주가 주총장에 가지 않고도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서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요 대기업 가운데 경영 투명성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28개 계열사 가운데 13개사가 상장돼 기업공개비율이 46%에 달한다. 공정위가 평가한 10개 이상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10곳 가운데 가운데 1위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투명성 강화 노력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이 발표한 2023년 ESG 평가에서 평가 대상인 상장 계열사 모두 ‘통합 A’ 등급 이상이고, 현대백화점의 경우 유통업계 최초로 ‘통합 A+’ 등급을 받았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지주사 출범으로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갖춘 만큼 앞으로 자사주 소각, 배당정책 수립 및 발표 등 다양한 주주 환원 활동과 시장 소통을 더욱 활발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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