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펜' 만든 4대 기업의 3대 사장…김충경 동아연필 회장 별세(종합)
이충원_독자부
입력 : 2022.12.22 10:31:19
입력 : 2022.12.22 10:31:19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4대째 내려오는 대전의 향토 기업 동아연필의 3대 사장을 맡아 중성펜(유성펜과 수성펜의 장점을 결합한 볼펜)을 만들고 디자인 개선에 힘쓴 김충경(金忠經) 동아연필 회장이 20일 오후 10시16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2일 전했다.
향년 82세.
1940년 대전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고를 거쳐 1963년 한국외대 영문과를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부친 우송 김정우(1916∼2005) 사장이 운영하던 동아연필에 입사했다.
동아연필은 김정우 사장이 일본 유학 시절 미쓰비시연필의 기법을 배운 뒤 1946년에 돌아와 부친(고인의 조부)인 고 김노원 회장과 함께 설립한 국내 최초 문구업체였다.
미쓰비시연필이 대전에서 운영하던 대동아연필㈜의 공장을 적산(敵産) 기업으로 불하받았다.
김노원 회장은 1919년 대전 인동시장에서 시작된 3·1 만세 운동을 주도한 애국지사기도 했다.
고인이 입사한 1963년만 해도 동아연필은 연필만 만들었고, 막 수출을 시작한 기업일 뿐이었다.
고인이 여러 부서를 돌며 경영수업을 할 때인 1974년 국내 최초로 크레파스를 생산했고, 1978년에는 샤프 연필과 샤프심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 1974년 동아교재를 설립해 크레파스와 물감 화구류를 생산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고인이 동아연필 사장이 된 것은 1984년.
이후 1990년대에는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를 영입해가며 제품 디자인을 개선하고 독자적인 캐릭터를 만들려고 애썼다.
1990년대 중반에는 중성펜을 출시해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심을 거꾸로 세워도 잉크가 흘러내리지 않는 역류방지 기술과 사용할 때만 잉크가 흘러나오는 유(U)스프링 등이 특징이었다.
1998년에는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나와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아들 김학재씨를 "가업을 이으라"고 불러들여 2004년 주력 기업인 동아연필의 대표 자리를 물려준 뒤 동아교재 대표로 일했고, 2007년부터는 부친이 설립한 대전 우송학원의 이사장을 맡았다.
유족은 부인 라영자씨와 사이에 1남2녀(김학재<동아연필 대표>·김성은<성빈센트병원 영상의학과 의사>·김민아<샌프란시스코대 교수>)와 사위 심우정(인천지검장)·헨리 로네만씨, 며느리 김현정씨 등이 있다.
빈소는 대전성모병원 장례식장 VIP실, 발인 24일 오전 7시, 장지 대전공원묘지.
☎ 042-220-9980 chungwo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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