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자기주식 1조원 매입... 탄탄한 현금흐름 '눈길'
입력 : 2023.02.13 17:00:07
제목 : 넥슨, 자기주식 1조원 매입... 탄탄한 현금흐름 '눈길'
주가부양·상속재원 마련 '두 마리 토끼' 노려… 주당 배당액 33% 증가[톱데일리] 넥슨이 지난 한 해 동안 1조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자기주식 매입에 투입했다. 재무활동에서 대규모 현금이 빠져나갔지만 현금성 자산 규모는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이 큰 폭으로 뛰며 영업활동에서 양호한 현금 흐름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최근 넥슨 실적발표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022년 1조300억원(약 988억엔) 규모의 자기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넥슨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037억엔)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2020년 넥슨의 자기주식 매입액은 1671억원(160억엔) 정도였지만 1년 사이 그 규모가 6배 커졌다.
넥슨은 지난해 크게 세 차례에 걸쳐 자기주식을 매입했다. 넥슨은 ▲지난해 상반기 2500억원(934만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했으며 ▲같은 해 6월 15일에는 도쿄증권거래소의 '장외 자기주식 매입(ToSTNeT-3) 프로그램'을 통해 6252억원 어치(약 2020만주)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이어 넥슨은 ▲지난해 4분기에도 1542억원(약 517만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사들였다.
대규모 자기주식 매입에도 불구하고 넥슨이 보유한 자기주식 규모는 전년 596만여주에서 지난해 말 약 791만주로 3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넥슨 주식총수의 1%를 밑도는 물량이다. 넥슨이 지난해 3분기 자기주식 3657만여주(약 1조원 규모)를 소각하면서, 자기주식 수에는 큰 변동이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발표된 넥슨의 자기주식 매입프로그램은 총 2000억엔 규모다. 지난해 8월부로 1000억엔 규모의 1차 자기주식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됐다. 넥슨은 오는 2025년까지 추가로 1000억엔 어치의 자기주식을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넥슨이 지난해 4분기 1580억엔 상당의 자기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잔여 물량은 8520억엔 정도다.
지난해 국내 게임사 주가가 대부분 하향세를 보인 반면 넥슨 주가는 공격적인 자기주식 매입 정책에 힘입어 상승 기조를 나타냈다. 자기주식을 매입한 뒤 소각하면 전체 유통주식수가 줄어들어 지분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2021년말 넥슨 주가는 주당 2200엔대(약 2만2500원)였지만 최근에는 주당 3000엔대(약 3만700원)을 상회하고 있다.
넥슨의 자기주식 매입 프로그램은 넥슨의 상속 이슈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초 고(故) 김정주 창업주가 별세했고, 같은 해 8월 유가족이 김 창업주가 보유하고 있던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67.49%를 상속 받았다. NXC 지분 승계에 따라 유가족이 향후 납부해야 할 상속세만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족은 NXC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상속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이 대출이자를 포함한 상속 재원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넥슨은 배당 규모를 꾸준히 증가시킬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 공시 에디넷에 따르면 NXC는 넥슨 지분 29.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NXC가 지분 100%를 보유한 벨기에 소재 투자 전문 자회사 NXMH BV가 넥슨 지분 16.9%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에서 발생하는 배당액 상당이 유가족에게 흘러갈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주주평등의 원칙에 따라 넥슨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들에게 동일한 액수의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무턱대고 배당액을 늘리면 넥슨에 재무적 부담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넥슨이 자기주식을 소각해 유통주식수를 줄이면 배당이 유가족에 더 집중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넥슨 배당규모는 전년 주당 78원(7.5엔)에서 지난해 104원(10엔)으로 3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다.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5.8%에서 8.7%로 늘어났다. 넥슨은 올해도 지난해 동일한 수준의 주당 배당을 실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자기주식 매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 부은 탓에 지난해 넥슨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직전 연도와 비교하면 재무활동과 관련한 적자가 약 다섯 배 증가한 것이다.
재무활동에서 대거 적자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넥슨의 지난해 현금성 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약 4600억원 늘어난 4조2656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슨의 현금성 자산 증가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대비 약 2525억원 증가한데서 주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넥슨은 주요 시장인 한국에서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고, 그 결과 전년 대비 29% 증가한 약 3조950억원의 연결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환율 변동과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넥슨 순이익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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