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금융이 증권업계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가동한 지원 프로그램을 올해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 비해선 안정됐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16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년 주요 경영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작년에 가동한 3조원 규모 유동성 지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 등을 올해도 이어 나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윤 사장은 "최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원활해지고 기업어음(CP)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상황이 작년에 비해 크게 안정되고 있지만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부동산 PF나 기업 등 어느 곳이 뇌관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CP 시장에서도 A1등급을 중심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도 "우량·비우량 등급 간 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증권금융은 작년 7월부터 증권사에 1조8000억원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같은 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에는 정부의 10·23 시장안정대책 일환으로 3조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증권담보대출의 담보 대상 증권을 확대하고 업계가 조성한 PF·ABCP 매입 기구에 4500억원 출자를 약정했다.
윤 사장은 "실제로 지난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에 따라 3조5000억원 정도를 공급했고 최근 자금 시장 경색이 조금 해소되면서 상환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증권금융은 제도권 편입이 예정된 토큰증권(STO)을 발행·유통할 때 투자자 예탁금을 보관·관리할 예정이다. 윤 사장은 "기존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토큰증권의 투자자 예탁금을 안전하게 보관해 투자자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제도 도입 과정에서 보완·개선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