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인해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가운데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인도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대체지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펀드가 급성장하고 있다. 다만 인도 증시가 너무 과열됐다는 신중론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실제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3일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8308억원이던 국내 28개 인도 펀드의 총 설정액은 이후 꾸준한 자금 유입 덕택에 올해 2월 말 1조37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2일을 기준으로 1조1667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만 3359억원 늘어난 것인데,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지역별 펀드 가운데 중국(2193억원)과 일본(76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펀드 운용 성과가 반영되는 순자산은 지난해 말 1조6718억원에서 이달 2일 2조3366억원으로 6648억원 급증하며 사상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개별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인도 대표 주가 지수인 니프티50(Nifty5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대표적으로,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는 연초 대비 14.36%, 1년 기준으로 67.11%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는 13.18%, 레버리지 종목이 아닌 KODEX 인도Nifty50은 6.7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처럼 올 들어 인도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지난 1월 말 증시 시가총액이 4조3000억달러를 넘어서며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에 오를 만큼 뛰어난 인도의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 증시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의 직접투자가 불가능해 ETF 등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만 가능하다는 점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있다. 2023~2024년 인도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대 중후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신흥국 성장률인 4.1%를 상회한다.
특히 이달 시작되는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현 인도 총리의 3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간 모디 정부가 이끌어온 제조업 육성,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자립 경제 등 인도 경제 성장을 이끈 주요 정책들의 연속성이 확보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줄줄이 인도에 투자하는 새 ETF를 내놓을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오는 6월 상장을 목표로 인도 최대 그룹인 타타그룹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 인도 테마형 ETF를 준비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ETF 출시를 예고하는 등 점차 커지는 인도 투자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힘을 쏟는 분위기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따져본 MSCI 인도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수준으로, 같은 조건의 MSCI 중국 지수(9.1%)보다 과도하게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