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환노출ETF 강달러 덕에 효자됐네

김태성 기자(kts@mk.co.kr)

입력 : 2024.04.16 17:51:36
환노출ETF 연초대비 14% 쑥
변동 줄여주는 환헤지는 5%↑






16일 장중 달러당 1400원을 넘으며 1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 탓에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환노출형 상품이 환헤지형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원화 강세가 지속될 때만 해도 환헤지형 실적이 환노출형을 압도했지만,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후퇴와 중동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등 각종 악재로 원화값이 속절없이 추락하자 몇 개월 만에 상황이 180도 바뀐 것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환노출형 종목인 KODEX 미국S&P500TR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14.55%로, 같은 지수를 따르는 환헤지형 ETF인 KODEX 미국S&P500(H)의 5.15%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된 최근 한 달간 환헤지형은 -1.77%로 아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환노출형은 3.03%로 플러스를 유지한 것과 비교된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마찬가지다. 환헤지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TR(H)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3.95%에 그친 반면, 노출형인 TIGER 미국나스닥100은 같은 기간 12.85%에 달했다.

일주일간 수익률도 각각 -2.49%, 0.31%로 갈렸다.

환율 변동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환노출형과 달리 환헤지형 ETF는 옵션 등 장내·장외 파생상품을 사고파는 전략으로 환율 변동에 따른 달러표시 자산의 가치 변동을 최소화한다. 이 때문에 지금 같은 원화값 하락(달러값 상승) 시에는 환노출형이 달러 강세에 따른 추가 이득을 보는 반면 헤지형은 그 반대인 것이다.

환헤지형의 낮은 수익률에는 높아진 환헤지 비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환헤지 수수료는 상대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낮을수록 줄어든다. 다만 지금은 미국 기준금리(5.25~5.50%)가 한국(3.50%)보다 높은 이례적인 상황이라 헤지비용도 늘어났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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