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해빙에도...PF 불안 건설사는 아직 불안
강봉진 기자(bong@mk.co.kr)
입력 : 2023.02.21 16:16:12 I 수정 : 2023.02.21 16:57:34
입력 : 2023.02.21 16:16:12 I 수정 : 2023.02.21 16:57:34
AA급 현대건설도 2배 응찰 그쳐
HL D&I한라·한국토지신탁, 미매각 속출
“PF 부담 부각, 상위 건설사로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 의견
HL D&I한라·한국토지신탁, 미매각 속출
“PF 부담 부각, 상위 건설사로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 의견
연초 공모 회사채 시장이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지만 건설사, 신탁사 등 부동산 관련 기업의 경우 강세흐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증가 등 부동산 경기에 적신호가 켜진데다 최근 대우건설의 후순위 브리지론(사업 인허가 이전에 투입되는 금융) 상환처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일 진행된 주요 기업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결과는 현재 기관투자자들의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시각을 잘 보여주는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톱순위 건설사인 현대건설(AA-)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에는 응찰액(3200억원)이 예상 발행액(1500억원)의 2배 수준에 그쳤다. 발행금리도 민간채권평가기관 평균금리(민평금리)보다 높은 ‘오버금리’로 발행됐다.
한국토지신탁(A-)의 경우는 800억원 발행 예정이었으나 응찰액이 560억원에 그쳐 미매각됐다. 발행금리도 역시 ‘오버금리’로 결정됐다. 부동산 PF 우발 부채가 많은 건설사로 꼽히는 롯데건설을 손자회사로 둔 롯데그룹의 지주사 롯데지주(AA)도 2500억원 발행에 응찰액이 6100억원에 그쳤다.
반면 당일 현대오일뱅크(AA-) 1500억원 발행에 1조400억원이, LS전선(A+) 500억원 발행에 4300억원이 몰렸다. 부동산 관련 발행사와 유사한 신용등급의 기업에서 발행 예정액의 10배 내외의 자금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부동산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이달 초 진행된 HL D&I한라(BBB+)의 경우도 발행 예정액(500억원) 중 응찰액이 일부(140억원)에 그쳤고 잔여액은 산업은행이 모두 인수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도 건설사에 대한 우려의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17일 한국신용평가는 ‘건설:끝나지 않은 금융경색, 현실화되는 미분양 Risk’란 제목의 건설업종 관련 보고서를 냈다. 한신평측은 현재 건설사의 자금조달 상황에 대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올해 차입금 차환, 운전자금 대응 등을 위해 외부자금 조달이 필요하나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가격 약세, 미분양 증가 등으로 분양실적 저하에 따른 PF 차입금 전이 위험이 점차 부각될 것으로 예상하며 건설업계 신용위험이 상위 건설사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예상하지 못한 신용위험의 가능성이나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건설 및 부동산시장 전반의 자금조달 여건 개선과 경기 상황이 크게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전망”며 “부실 건설사 또는 PF사업장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더불어 미분양주택 매입을 포함한 정부 차원의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1월말 기준 건설사 전체 회사채 발행액 8조2000억원 중에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2조6000억원이며, 절반 가량인 1조3000억원의 만기가 상반기다. 건설사 신용연계 단기유동화증권(ABCP·ABSTB)의 90%의 만기가 상반기이며 상당수가 2~3월에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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