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 [부광약품] ④ 순탄치 않은 오픈 이노베이션
입력 : 2023.02.22 08:30:07
제목 : [지배구조 분석] [부광약품] ④ 순탄치 않은 오픈 이노베이션
IPO 어려움 겪고 있는 콘테라파마…사업 확대에 마주친 '걸림돌'[톱데일리] 부광약품이 기존 제약사업을 넘어 오픈 이노베이션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준비를 하고 있지만 순탄치만은 않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핵심 자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지만, 기술성 평가에서부터 좌절했다. 여기에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대규모 자금 투입, 계열사 투자 손실 등으로 순손실이 이어지면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광약품이 꿈꾸는 회사의 발전 방향은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제약·바이오 회사가 신약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기업 자체의 역량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기관·기업과 기술을 공유하거나 협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부광약품은 국내외 다양한 신약 개발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CONTERA PHARMA A/S)다. 부광약품이 2014년 34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현재 파킨슨병 이상운동증(LID)개선제 JM-010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30억원 규모 시리즈A(2019년), 510억원(유상증자 352억원, 구주 매각 158억원) 규모 시리즈B(2020년)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현재 부광약품의 콘테라파마 지분율은 71.23%다.
콘테라파마의 JM-010은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현재 유럽(독일, 프랑스, 스페인)과 미국 등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 유럽, 2025년 미국 최종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부광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 투자 사업은 순탄치만은 않다. 과거 투자 라운딩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와 콘테라파마를 기한 내 기업공개(IPO) 하겠다는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정해진 기한 동안 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FI가 보유한 지분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부광약품 측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콘테라파마의 상장 기한은 2025년 7월23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진다.
콘테라파마의 임상 자금 마련을 위해서도 기업공개는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콘테라파마는 신약개발회사로 아직 자발적으로 창출한 매출이나 이익은 없다. 오히려 신약 개발 투자금으로 인해 순손실 규모만 2021년 말 65억원, 2022년 9월 92억원으로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게다가 콘테라파마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유럽, 미국 임상 2상을 마치면 곧바로 임상 3상 비용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 사이에 막대한 투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부광약품과 그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약속한 내용에 따라 올해 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IPO 절차를 밟아왔다. 2021년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준비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지정감사를 거치고 상장 절차를 밟아나갔다.
하지만 기술성 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후부터 상장 절차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21년 말 콘테라파마는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술의 사업성을 충분히 증명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콘테라파마가 해외 기업인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선 두 곳의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등급을 책정 받아야 한다. 국내 기업의 경우 두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A, BBB 이상을 받으면 통과가 가능하지만, 해외 기업의 경우 두 기술평가기관으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아야 한다. 부광약품은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한 후 6개월 내 재도전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사업성 보완 등에 나서는 대신 기술평가제도 자체의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광약품은 이외에도 다양한 해외 계열사를 통해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100% 자회사 다이나세라퓨틱스는 전립선암치료제 개량신약(오리지널 자이티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덴마크 기업으로부터 전 세계 판권을 인수해 용량 결정용 국내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싱가포르 항암제 전문제약사 아슬란과 세운 합작법인 재규아테라퓨틱스(JaguAhR Therapeutics) 역시 부광약품이 지분 65%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재규아테라퓨닉스는 아슬란으로부터 아릴탄화수소수용체(AhR) 길항제 기술을 이전받아 전 세계 판권을 보유하고 있고, 면역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
이 같은 신규 사업들은 창업주 2세인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의 진두지휘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상훈 사장이 부광약품의 대표이사 및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등기임원으로 근무하던 시점에 부광약품이 투자했던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당시 김상훈 사장을 비롯한 부광약품 경영진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회사로 거듭나 기존 제약 사업의 정체된 성장세를 회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본격적인 신 약 개발 관련 투자에 나섰다. 현재 가장 상업화 단계에 근접한 콘테라파마가 IPO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걸림돌을 맞닥뜨리기는 했지만, 한때 신규 파이프라인을 대거 유입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공격적인 신약 개발과 계열사 투자 손실 등으로 순손실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부광약품은 연결 기준 2019년 74억원, 2020년 101억원, 2021년 28억원, 2022년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 사업을 위해 대기업 집단인 OCI의 자금 투입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다. 부광약품은 창업주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 창업주 2세인 김상훈 사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체제에서 최근 최대주주가 OCI로 바뀌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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