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 등으로 국내 주요 화학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한화솔루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적분할에 따른 거래정지,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 3년 연속 무배당 결정 등의 영향이라고 증권가에선 분석하고 있다.
KRX에너지화학지수는 최근 한 달(1월 20일~2월 21일)간 2955에서 3250으로 9.9% 상승했다. KRX에너지화학지수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등 국내 주요 화학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 주가는 4만5500원에서 4만3150원으로 5%가량 하락했다. 전고점(지난해 11월 25일) 대비 24%가량 떨어진 상태다. 22일에도 한화솔루션 주가는 4.75%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7일 시작되는 거래정지가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사업의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27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거래정지 기간에는 주주 명부를 확정한 뒤 재상장일에 분할된 기업의 주식을 나눠준다. 한 달이 넘는 동안 거래가 중지되는 만큼 자금을 묶어두기 어려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관투자자들은 한화솔루션 주식을 142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기관투자자는 8거래일 연속 한화솔루션을 순매도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 수출 가격이 하락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양광 모듈 수출 가격은 전고점 대비 15%가량 하락한 상태다. 대체 에너지원의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및 전력 가격 하락과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로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요 둔화와 재고 증가로 화학 업종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가운데 한화솔루션의 기업가치를 유지해온 원동력은 태양광 셀·모듈 등을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부였으나 해당 부문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염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이 3년째 배당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6일 한화솔루션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미국에만 2조7000억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면서 "집중적인 성장 투자가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져 결실을 맺고 재원이 발생할 때 자사주 매입 및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투자자 사이에서는 유사한 태양광 모듈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 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효성이 현금배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한화솔루션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다만 올해부터 한화솔루션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며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미국 모듈 증설로 미국 판매 비중 확대 등을 통해 가격 하락 영향이 상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화학 소재 사업 역시 올해 1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실적 발표에서 중국 위드 코로나 정책 전환과 경기 부양에 따른 내수 수요 회복으로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PVC,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등 제품의 수요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