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웃도는 국고채’ 회사채시장 훈풍도 마무리?

강봉진 기자(bong@mk.co.kr)

입력 : 2023.02.23 16:48:02
국고채·CD금리, 기준금리(3.5%) 넘어
고금리 회사채 매력 줄며 수요 둔화 가능성
부동산PF 우려 건설사 회사채 겨우 발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국고채 주요 금리와 CD금리가 기준금리(3.5%)를 넘어서며 연초부터 이어진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의 강세흐름이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3.599%)·5년(3.628%)·10년(3.595%) 등 주요 국고채 금리는 3.6% 전후를 기록했다. 이들 주요 국고채 금리는 이달 중순부터 기준금리를 웃돌기 시작했고,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에서 동결하면서 여전히 기준금리를 웃도는 상황이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의 이례적 강세현상 배경에는 주요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며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 금리 매력이 부각된 측면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도는 현 상황에서는 이전만큼의 회사채 시장의 강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예년보다 강한 연초 회사채 발행시장 강세는 3개월 CD금리가 3년물 국고채 금리보다 높은 역캐리(Negative Carry) 상황 때문”이라며 “그동안 크레디트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간 금리 차이) 축소를 뒷받침했던 역캐리 상황과 장기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던 금리 상황 자체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면서 회사채에 대한 매수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기관투자자는 단기자금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만기가 길고 금리가 높은 채권을 보유하면서 얻게 되는 수익(캐리 수익)을 통해 금리 차이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들어 전세계적으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고점론이 부각되며 주요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중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올린 직후부터 기준금리를 밑돌았고, 3개월 CD금리(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조차도 이달초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즉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도 만기가 긴 국고채의 경우 금리가 오히려 낮아 투자할 대상이 마땅치 않았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회사채로 몰릴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또한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건설사 등 부동산 관련 기업(발행사)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발행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진행된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순위 건설사인 현대건설(AA-)의 수요예측에는 예정액(1500억원)의 2배 수준인 3200억원, GS건설(A+)에는 예정액(15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2190억원의 자금이 몰렸을 뿐이다. 이외에 HL D&I한라(BBB+), 한국토지신탁(A-), 한신공영(BBB) 등의 경우는 기관투자자의 응찰금액만으로 발행 예정액을 채우지 못하고 미매각되며 KDB산업은행이나 발행 주관사가 떠안았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자금시장이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자금경색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고, 이 덕분에 연말 이후 단기 금융시장이 많이 안정됐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는 부동산 PF 관련 장기물을 제외하고 정상화됐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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