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막전막후] ③ 200만명 방문·5천900억원 창출 '단꿈이었나'(끝)
개장 7개월여 방문객 73만여 명…목표치 62% 불과해 '초라한 성적표'고용 창출도 대다수 비정규직…춘천 상권 활력 효과도 검증 안 돼멀린사, 사업확대·투자지속…워터파크·글램핑장·놀이기구 확충
양지웅
입력 : 2022.12.28 08:01:05
입력 : 2022.12.28 08:01:05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연간 방문자 200만 명·생산 유발효과 5천900억 원·고용 창출 8천여 명'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이하 레고랜드) 유치를 통해 강원도가 그린 장밋빛 청사진이다.
시민들은 개장을 기다렸고 지역 상인들은 낙수효과에 목말랐다.
땅값은 들썩였고 춘천시는 교통대란을 우려해 차선까지 새로 그었고 주차장을 확충했다.
모두의 기대 속에 지난 5월 문을 연 레고랜드가 개장 첫해 받은 성적표는 어땠을까.
◇ 7개월간 73만명 방문해 목표치 62%…매출액은 '비공개' 레고랜드는 연간 방문객 200만 명을 목표로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목표대로라면 방문객 집계가 이뤄진 지난달까지 7개월 동안 118만여 명이 레고랜드를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이 기간 실제 방문객은 73만여 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목표치의 62%에 불과한 숫자다.
임시 개장인 4월 12만 명이 방문해 기대감을 높인 레고랜드는 개장 첫 달인 5월 15만 명, 6월에는 13만 명이 찾아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특히 정식 개장일에는 입장 대기열이 주차장 입구까지 1.5㎞가량 장사진을 이뤄 흥행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7월에 8만 명으로 뚝 떨어지더니 8·9월에는 각 7만 명을 기록했고 10월에는 16만 명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11월에는 다시 7만 명으로 고꾸라졌다.
매출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대보다 저조한 방문객 기록에는 복잡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장 초기부터 과도한 소지품 검사와 외부 음식물 반입 제한, 비싼 주차요금, 여름철 피서 공간 부족 등 고객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잦은 시설 멈춤 사고도 도마에 올랐다.
춘천시가 마련한 육·수상 관광객 수송 대책도 제자리걸음이다.
시는 배를 통한 관광객 수송 대책을 발표했지만, 수익 창출이 불투명해지자 사업자 측은 하천 점용허가 신청도 미루는 상황이다.
삼천동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로 관광객을 수송하겠다는 계획도 실현하지 않고 있다.
레고랜드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서면대교, 소양8교 등 관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진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유승각 강원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출산율 감소, 가족구성 형태의 변화 속에서도 레고랜드 수요는 최초 200만 명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로 경제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자세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고용도 목표치 절반 수준…대다수 비정규직에 동계 휴장 논란도 레고랜드 개장을 1년 앞두고 강원도가 밝힌 채용 인원은 최대 1천500명이다.
정작 실제 채용 규모는 그 절반 수준인 800여 명이며, 이 중 600여 명은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알려졌다.
5개월, 1년 단위로 일하는 계약직 직원들과 시즌 이벤트 등 특정 행사를 위해 모집하는 단기 계약직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지역 청년 고용을 통한 경기 활성화라는 목표를 이루기에는 일자리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조기퇴근 권유 등으로 임금을 덜 지급하는 이른바 '꺾기' 논란까지 직원들 사이에 번지면서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동계 휴장 운영도 구설에 올랐다.
레고랜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셋째 주까지 화·수·목요일 주중 3일간 내부 보수 및 크리스마스 이벤트 준비 등을 위해 입장객을 받지 않고 휴장했다.
이어 내년 1월부터 3월 23일까지 라이드, 어트랙션 등 놀이기구의 관리와 유지 보수를 목적으로 문을 닫는다.
휴장 기간 비정규직 대다수가 일손을 놓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레고랜드 측은 "놀이기구 특성상 안전 문제 탓에 너무 낮은 온도에서는 운행이 어려워 휴장을 결정한 것"이라며 "영국, 독일, 덴마크, 미국 뉴욕도 겨울철에는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강원도에서만 문을 닫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인근 상권 간접 고용까지 총 8천여 개를 목표한 일자리 창출은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는 지역 경기 부양 효과가 미미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레고랜드 방문객 증가에 따른 도시성장, 토지이용 등 도시개발 측면을 비롯해 문화·관광산업에서 폭넓은 개장 효과 관련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뀐 지 오래다.
주변 상인 권모(54)씨는 "레고랜드 특수를 기대했지만, 예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며 "야간에 운영하지 않는 등 체류 관광객이 없는 레고랜드 운영 탓도 있지만, 주변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행정당국의 무책임도 한몫을 했다"고 꼬집었다.
김병헌 한국관광진흥학회장은 "레고랜드는 성과 위주로 추진한 지역관광 개발의 부작용을 잘 나타내는 사례"라며 "수요 예측 실패부터 불공정 계약, 운영 관리, 추가 인프라 개선 등 많은 과제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개발은 주체와 재원 조달, 재무적 타당성 분석 등을 망라한 계획 수립과 추진 절차가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멀린 엔터테인먼트사는 한국 사업 확대에 뜻을 두고 새해에는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워터파크, 글램핑장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시설 확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놀이기구나 시설 증진 방안도 살피고 있다.
레고랜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사업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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