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박스권 코스피...돈 몰리는 곳은 따로 있다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3.01 14:04:05 I 수정 : 2023.03.01 18:24:06
한국거래소
외국인 열흘새 1.4조 순매도
코스피 한달째 박스에 갇혀

中 정협.전인대 3~4일 개막
美빅스텝 가능성 점점 높아져

중국 소비 관련주 투자 적기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급증
“고배당주 관심 높아질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시금 높아지면서 연초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주춤하고 있다. 증권가는 3월 코스피 밴드가 2200~2550포인트 수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높은 고용과 쉽사리 꺾이지 않는 물가로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예상보다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3월 21~22일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통화정책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시는 오는 4일부터 개막하는 중국 양회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정협(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과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를 의미하는 양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다면 글로벌 경기침체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코스피 밴드를 한국투자증권은 2350~2550포인트, NH투자증권은 2350~2500포인트를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2200~2500포인트를 전망했다. 현재 코스피가 2412.85(지난 28일 종가)포인트임을 감안하면 3월 한 달 동안 9% 하락에서 6% 상승을 전망한 셈이다.

연초 급등한 코스피는 최근 한달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일희일비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이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박스권을 오가는 코스피가 상단을 뚫고 올라갈 만한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번달에는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와 이후 미국 FOMC 빅스텝(0.5%P 금리인상) 여부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초 증시가 급등한 이유는 금리 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중금리가 급격히 꺾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국 금리인상도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상태다.

만약 미국 연준이 3월 후반부에 예정된 FOMC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빅스텝을 밟는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연준 긴축 관련 스트레스 테스트 과정이 불가피하다”면서 “3월 FOMC에서 50bp(0.5%P) 금리 인상 등의 충격을 상정하더라도 눌림목은 코스피 2200선을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월 증시는 낙폭이 제한된 기간조정이었으나 3월에 순간적으로 경계의 시각이 커질 수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한국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외국인이 8주만에 순매도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전망이다. 한국 시장금리가 해외 주요국에 비해선 상승세가 제한되고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긴축 강화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 또 중국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는 부분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1일 발표된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6으로 시장 예상치인 50.5도 넘어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중국 제조업 PMI는 50.1로 넉 달 만에 기준선인 50을 넘었다. 이어 “양회에서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경우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한국도 반사이익을 누릴 전망”이라며 “외국인이 다시 아시아 증시를 순매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시 반등을 예상하며 성장주 비중 확대를 제안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부 지원을 받는 국내 대표 성장 산업의 비중 확대가 필요한 국면”이라며 “현재 시점엔 조정을 크게 받았지만 성장 모멘텀이 살아난 반도체, 2차전지, 플랫폼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3월 국내 증시가 박스권이겠지만 상단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핵심 변수는 미국의 2월 경제지표와 달러 약세 전환이라는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2월에 진행된 달러 강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강화된 정책 스탠스는 이미 환율에 선반영됐고, 미국 경기사이클은 완만한 하강국면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 중국 양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긴축, 유럽의 계절적 영향 등으로 유럽과 미국의 성장률 차이, 중국과 미국의 성장률 격차가 축소되는 점도 달러 약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시를 ‘충격에 취약한 변동성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보수적인 접근에 무게를 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경제는 반도체 등 무역수지 적자 확대과 실적 전망 악화 등 펀더멘탈 취약한 반면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은 높아진 상태”라며 “여기에 금리·달러 등 외생 충격 리스크 있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시황과 큰 상관없이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익률 제공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채권, 배당주, 리츠 등 인컴형 자산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고배당주, 대형 성장주, 인컴형 상품을 통해 수익률 방어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중국 양회 기대감이 있는 만큼 중국의 소비나 정책 관련주도 추천했다.

아울러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펀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주식에도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주식투자자 수가 천만명을 넘어서는 등 어느덧 한국 사회에 ‘주식’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주주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른 결과다. 정부도 배당 정책 확대를 위한 여러 조처를 하는 등 주식 투자 제도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박윤예·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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