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삼총사 동반 강세 배터리주 잇단 초대형 계약 숏커버링도 주가 끌어올려 계열사 상장 기대감도 솔솔 "이틀간 36% 단기 급등 부담"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6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대비 3만4900원(19.17%) 상승한 2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의 지주회사인 에코프로도 이날 3.34% 상승했으며 그룹사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상한가까지 올랐다. 지난 3일과 이날 2거래일간 에코프로비엠은 35.9%, 에코프로에이치엔은 36.9%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 시가총액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9조75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2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그룹 3사의 시총 합계는 31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코스피 시총 10위인 기아(31조8120억원)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리튬이온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 솔루션 등 종합 환경 시스템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의 자회사다. 증권가는 배터리 셀보다 2차전지 소재기업이 더 유망하다고 보면서도 단기 급등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3일, 6일 이틀간 또 다른 양극재 생산기업 포스코케미칼과 엘앤에프 주가는 각각 7.6%, 3.0% 올랐다.
이날 2차전지 관련주는 전반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올해 테슬라가 전기차 할인 판매를 시작하고 실제로 중국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진행한 인베스터 데이(투자자의 날)에 실망해 빠졌던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8년 설립된 에코프로는 2016년 2차전지용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 사업을 물적분할해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을 설립했고 2021년에는 환경사업을 인적분할해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세웠다. 에코프로의 비상장 자회사로는 에코프로이엠·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수산화리튬,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구체를 모두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최근 배터리 관련주보다 소재 관련주가 관심을 받는 영향도 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아직 셀 내재화 움직임이 없고 공정 비효율성 때문에 단기간에 셀을 내재화하는 것이 어려워 셀 제조기업에는 부담"이라며 "2차전지 소재기업은 수주 모멘텀이나 증설 확대로 외형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가 양극재까지 내재화할 것임을 밝히면서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에이치엔·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광물·금속 소재(Up-stream) 관련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이달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는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코스피에 상장하기 위한 예비심사를 이달 거래소에 청구할 예정이다.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 이상인 '대어'로 꼽힌다. 회사 측은 상장 주관사단과 예비심사 신청서 작성을 거의 마쳤다. 지주사인 에코프로 측과도 일정을 조율 중이다.
또 연초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해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점이 오히려 주가 급등을 불러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이지만 공매도 세력 예상과 달리 주가가 급등하면 이를 높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아야 해 주가를 더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2차전지 종목은 연이은 호재성 뉴스에 상장지수펀드(ETF) 패시브 자금 유입, 공매도 청산 등 수급적 요인도 겹치며 주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서 테마를 형성하고 있는 전고체 효과도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고유 기술을 접목해 전고체 전해질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원재료 조달부터 완제품 공급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