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CEO 후보 낙점…정치권 외풍 잠재울까

입력 : 2023.03.07 18:58:59
제목 : 윤경림, KT CEO 후보 낙점…정치권 외풍 잠재울까
남은 것은 정기주총 표대결…구현모 이은 'CEO 리스크' 우려 공존

[톱데일리] KT 이사회가 윤경림 사장을 최종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선정했다. KT를 겨냥한 정치권 외풍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던 만큼, 윤경림 사장이 마지막 결전지 정기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얻고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 이사회는 7일 오후 차기 CEO 후보자 4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윤경림 사장을 차기 CEO 단수 후보로 낙점했다. 마지막 경합을 벌였던 신수정 부사장, 임헌문 전 사장, 박윤영 전 사장과의 프리젠테이션과 Q&A 면접을 거쳐 이사진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윤경림 사장이 그룹트랜스포메이션 직을 수행하며 구현모 대표와 나란히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를 이끈 점이 후보 선정에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KT가 통신과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기술을 융합한 미래 먹거리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윤 사장이 적임자란 판단이다.

윤경림 사장은 KT 입사 후 현대자동차로 이직해 부사장까지 지낸 후 지난 2021년 KT에 다시 합류한 인물이다. KT에서 CEO 직속 부서인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이끌며 투자 유치 전략 수립의 중추 역할을 맡아오다, 불과 1년여 만에 CEO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다만 정치권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윤 사장은 최근 구현모 대표에게 추가로 제기된 현대차와 1조5000억원 규모의 '보은성투자' 의혹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이 현대차 부사장 출신인 만큼 해당 투자를 성사시킨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구 대표에겐 쌍둥이 형 구준모 대표가 운영하는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그룹과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현대차가 2019년부터 2년에 걸쳐 진행한 에어플러그 인수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에 지급 보증을 서주는 등에 대한 배임 의혹이다.

앞서 4인 후보 중 유일한 사내이사인 윤경림 사장은 CEO 선출 과정을 마무리짓기까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있기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후보가 아니라 심판 격에 있는 윤 사장의 출마 여부가 도마에 올랐던 만큼 향후 자격 논란이 번질 불씨도 있다.

KT새노조는 윤경림 사장의 최종 후보 선정 직후 성명서를 내고 "구현모 체제에 대한 각종 비리의혹이 언론보도로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현모 체제의 연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KT CEO리스크의 해소가 아니라 향후 온갖 사법리스크와 논란이 난무할 것임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경림 사장의 선임을 앞두고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만 남은 상황이다. 구현모 대표의 측근인 윤경림 사장이 차기 CEO 후보로 선정되면서 국민연금의 반대 또한 이어질 것이 유력해 보인다. 국민연금에 맞서 주가 하락에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들과의 찬반 싸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KT 소액주주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개설된 KT 주주 커뮤니티 'KT주주모임'에는 7일 기준 250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모여 주주총회에서 표를 집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주주 1000명, 주식 수 500만주 이상을 모으는 것이 목표다.

KT 소액 주주들이 CEO 선임 절차에 결집하며 지지를 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차기 CEO 선임 과정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해 여당, 대통령 등 KT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이 직접 나서 KT 주가를 보호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KT 주가는 구현모 대표가 차기 대표 후보에서 사의를 표한 이후 지난 28일 52주 최저가 2만9800원까지 내려가면서 시가총액은 현재 8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장중 주가가 3만9300원까지 오르며 시총 10조원까지 올라갔던 상황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시총이 2조원 가량 빠진 셈이다.

현재 KT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57%로 국민연금 지분(8.53%)의 7배 수준이다.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46%) 등 다른 주주들도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위치하고 있어 정권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주주총회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주들이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달 말 진행될 예정인 주주총회까지 진통은 계속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2·3대 주주인 현대자동차, 신한은행이 손을 잡고 반대 의결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KT 이사회가 대표이사를 다시 선출해야 하는 만큼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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