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넷, 매물로 나왔다…코위버 재투자 나설까
입력 : 2023.03.09 17:31:04
제목 : 우리넷, 매물로 나왔다…코위버 재투자 나설까
지분 45.3% 희망가 480억…최종신 대표 임기보장 조건에 매각 난항[톱데일리] 통신장비 전문기업 우리넷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기존 사모펀드(PEF) 출자에 합류했던 경쟁 업체 코위버가 다음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에 재투자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이하 트랜스링크)는 5년 전 결성한 펀드 기한 만기로 우리넷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넷은 지난 2018년 4월 트랜스링크를 중심으로 16개 기업이 출자한 '세티밸류업사모투자합자회사' 자회사 '세티밸류업홀딩스 유한회사'가 43.1%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우리넷은 코스닥 상장사로 9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200억원 정도다. 세티밸류업홀딩스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시가로 따지면 540억원 수준이다. 앞서 세티밸류업홀딩스가 2018년 4월 L&S벤처캐피탈로부터 당시 우리넷 경영권 지분 45.3%(288만4080주)를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이번에 매물로 지분은 세티밸류업홀딩스가 보유한 우리넷 주식 전량 421만5314주(지분율 40.4%)다. 트랜스링크 측은 400억~450억원 정도에 매각할 것으로 전해진다.
세티밸류업홀딩스 수익률은 추가 투자한 200억원까지 고려하면 본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우리넷에 대한 지분 인수와 동시에 우리넷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각각 100억원씩 사들였다. 이들 사채는 모두 신주인수권과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며 주식으로 전환됐다.
세티밸류업홀딩스는 우리넷을 인수하며 SBI저축은행, 산은캐피탈 등으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담보 주식은 보유 지분 전량이며 대출 만기는 오는 16일이다.
트랜스링크 측에서 우리넷을 인수할 때 전략적투자자(SI)로 함께 PEF에 출자했던 코스닥 상장사 코위버는 우리넷을 인수할 차기 프로젝트 PEF에 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코위버의 우리넷 투자는 세티밸류업홀딩스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2년에도 L&S벤처캐피탈이 만든 'L&S ICT밸류업 1호 PEF'에 100억원을 출자했다.
코위버는 우리넷처럼 통신 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동종 경쟁 업체가 반복해서 동일 기업을 인수하는 프로젝트 PEF에 SI로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수익을 목적으로 펀드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운용사를 변경하면서까지 동일한 경쟁 기업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다.
코위버가 우리넷 경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코위버가 광통신장비 사업 내 독과점 문제에 부딪치지 않기 위해 PEF를 통해 경영권을 간접적으로 행사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다. 직접 인수가 아닌 우회 경영을 택한 것도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건은 코위버가 다음 PEF 조성 때 출자금을 늘려서 참여할지 여부다. 코위버는 우리넷 출자 이후 지난 2019년 투자금 100억원 중 40억원을 제3자 매각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로 인해 세티밸류업홀딩스에 들어 있는 코위버의 출자비율은 기존 33%에서 19.8%로 줄었다.
현재 우리넷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넷 인수 조건으로 최종신 대표 임기 5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최종신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해 현재 장현국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활동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최 대표가 겸직을 맡은 우리넷 자회사 제이스테어의 사업체 유지에 대한 약속도 인수 조건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스테어는 메타버스, NFT 플랫폼 등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우리넷이 지난해 2월 95억원을 출자해 만든 기업이다. 글로벌 'K-컬쳐 플랫폼'을 표방하며 국내·외 갤러리나 아티스트와 협업을 하고 있다.
우리넷은 지난해 매출 623억원으로 전년(604억원) 대비 3.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70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순손실은 1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20년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넘어 회사 설립 후 최대 규모 손실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칩 등 원자재 수급에 대한 원가율 상승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넷 관계자는 "매각 관련해서는 현재 전속 사업부에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PEF가 만기돼서 매각 얘기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코위버 투자를 비롯해 매각 절차나 관련 조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넷은 지난 2000년 삼성전자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기업이다. 장현국 대표, 김광수 사장 등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함께 활동했던 연구원들이 광전송 장비를 개발하기로 뭉친 후 201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주요 거래처다.

톱데 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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