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경림 체제 '윤곽'…주총 표대결 전면전
입력 : 2023.03.10 11:28:08
제목 : KT 윤경림 체제 '윤곽'…주총 표대결 전면전
송경민·서창석 기용으로 통신 보강…주총 앞두고 불안한 혈맹 기류 감지[톱데일리] KT 대표이사 선임까지 주총 표 대결만 남은 윤경림 사장이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며 체제 정비에 돌입했다. 신규 사내이사진에 통신과 위성 부문 인사를 기용해 기존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보다 통신 부문을 강조한 KT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윤경림 사장의 요청에 따라 조직안정화를 위한 임시회의체 형태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TF 수장으로는 송경민 KT SAT 사장을 발탁했다. 이와 함께 KT는 지배구조개선TF도 발족했다.
지배구조개선TF를 출범한 것은 국민연금과 정치권이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계속 지적해온 만큼 이를 받아들이고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의 대표 취임이 확실시 되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까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계속해 나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해당 TF는 ▲대표이사 선임절차 ▲사외 이사 등 이사회 구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이드라인 등 최근 주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협의해 현황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윤경림 사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을 과감하게 혁신하겠다"며 "KT가 국민기업으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림 사장의 CEO 취임 이후 새 출발할 KT에 대한 청사진도 어느 정도 윤곽이 그러졌다. KT는 신규 사내이사로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KT SAT 대표를 내정했다. 두 사내이사 후보 모두 6G에 요구되는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이력이 있는 만큼 본업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해소하고 통신을 안정화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송경민 대표는 지난 1992년 KT에 입사해 남중수 전 사장과 황창규 전 회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은 30년간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전문가로 통신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KT가 국가기간통신망 사업자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윤경림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윤 사장은 사내 이메일을 통해 KT 전직원에게 "통신망과 IT 인프라의 안정·운용은 한 순간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사외이사 충원 과정에선 앞으로도 난항이 예상된다. 윤석열 캠프 당시 경제특보를 맡고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지만 이틀 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최근 차기 CEO 선출 과정에서 이강철 이사와 벤자민 홍 이사의 사퇴로 발생한 공석 충원이 시급하다.
윤 사장이 취임 전부터 체제 정비에 나서면서 KT 정상화 시점에 대한 관련 업계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당초 KT는 지난 1월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구현모 대표의 연임이 불확실해지면서 해당 작업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비교하면 4~5달 가량 뒤처진 셈이다.
윤경림 체제가 다음 달 본격 활동에 대비해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벌써부터 CEO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윤경림 사장이 현대차 부사장으로 활동하던 시기 구현모 대표의 친형 구준모 대표의 회사 에어플러그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윤 사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향후 주총에서의 표 대결만 남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2대주주(7.79%) 지위의 현대차그룹마저도 KT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윤 사장을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뽑은 KT에게 이사회 권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KT에 등을 돌리면 지난해 12월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지분 10.13%를 가진 국민연금과 함께 18% 지분 상당이 윤 사장 선임 반대 표로 나올 여지가 있다.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3대주주(5.58%) 신한은행까지 가세한다면 반대 표는 23%가 넘는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훈 변호사는 "KT와 같은 주인 없는 회사는 대리인 문제와 관치 문제가 동시에 나오는 특성이 있다"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더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하고 관치 논란을 이유로 후퇴한다면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사장이 반대 여론을 뚫고 KT 신임 대표로 취임하더라도 선임 절차가 투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3차례 선임 절차를 걸쳐 구 대표에서 윤 사장으로 차기 대표이사 후보 가 바뀌는 과정에서 윤진식 전 장관과 권은희 전 의원 등 유력 정치권 후보들이 탈락하면서 KT를 향한 '이권 카르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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