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멘탈 관리도 교육열 順 심리상담센터 매출 1위 강남구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입력 : 2025.01.12 17:33:03 I 수정 : 2025.01.12 19:25:16
매경·오픈업 상권 분석
분당·경기 화성시 뒤이어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딸을 키우는 김선혜 씨(47)는 작년 9월부터 자녀를 심리상담센터에 보내 '멘탈 관리'를 하고 있다. 김씨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학원 개수를 늘렸더니 아이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심리상담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12일 매일경제가 핀테크 기업 핀다의 상권분석 서비스 '오픈업'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1개 시군구 중 최근 5년간 심리상담센터 매출이 가장 높은 지역은 '사교육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326억원)로 나타났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319억원), 경기 화성시(197억원), 경기 부천시 원미구(177억원), 서울 서초구(172억원)가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은 교육열에서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지역이다. 오픈업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같은 기간 학원 매출이 2조2974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지역별 학원 매출 순위에서 분당구는 4위, 화성시를 7위, 원미구는 13위, 서초구는 3위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심리상담센터 '더 봄 마인드랩'은 이용 고객 중 미성년 학생 비율이 80%나 된다. 부모가 자녀와 방문해 주기적으로 종합검사, 주의력검사 같은 심리검사를 받거나 학업 스트레스 관리와 학교생활 적응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일수록 심리상담센터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자녀 스트레스 관리와 멘탈 케어에 나서면서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경향은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여러 학원을 다니며 공부 압박에 시달리는 예민한 청소년을 위한 심리상담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낀다고 답한 스트레스 인지율이 42.3%에 달했다. 이는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치열한 입시를 치러내야 하는 학생들을 위한 심리상담 수요가 최근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심리상담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지만, 최근 학부모와 학생은 멘탈 관리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청소년의 학업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산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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