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시총 추락에도 증시퇴출 9년간 '제로'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1.19 17:40:42
증시 건전성 유지 발목잡아
부실기업 솎아내기 강화 필요






국내에서 상장폐지 사유인 매출·시가총액 미달 기준이 턱없이 낮아 최근 9년간 퇴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허울뿐인 기준으로 전락하면서 재무건전성이 흔들리는 기업조차 상장폐지 제도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5년 이후로 시가총액이나 매출 미달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된 상장사가 하나도 없었다.

2010년까지로 범위를 넓혀도 매출 또는 시가총액이 낮아 증시에서 퇴출된 사례는 다섯 건뿐이었다. 같은 기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이전상장을 제외한 상장폐지 건수는 581건으로 매출·시가총액 미달로 인한 사례는 전체의 1%에도 못 미쳤다.

매출·시가총액 미달로 증시에서 퇴출 당한 5개 사례마저 국내 증시에서 신뢰도가 낮은 외국 기업이거나 '고의 상장폐지' 의혹에 휩싸인 곳이었다.

가장 최근에 시가총액 미달로 증시에서 퇴출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던 중국 기업이었다. 평산차업은 2015년 시가총액 미달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2014년 6월 13일 시가총액 미달을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평산차업은 거래 정지 직전 시가총액이 29억원까지 떨어졌다.

2010년 시가총액 미달로 퇴출된 신지소프트는 그 전부터 자본전액잠식, 자기자본 10억원 미만, 매출 30억원 미달 등 사유로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던 이른바 '문제아'였다.

무한투자도 체급 미달로 2012년 증시에서 내쫓겼다. 무한투자는 벤처 붐을 이끌었던 벤처 투자 1세대들의 쇠락으로 실적 부진에 빠지며 시가총액이 10억원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매출 미달로 퇴출된 카오디오 생산업체 다함이텍은 '고의 상장폐지' 의혹을 받았던 기업이다. 2013년 상장폐지된 다함이텍은 순자산 3000억원으로 '알짜 자산주'로 평가받았으나 매출 기준을 2년 연속 넘지 못하면서 퇴출됐다.

당시 대주주가 정리매매기간 원래 주가보다 최대 37% 낮은 가격에 지분을 사들이면서 자사주를 실제 가치보다 싸게 매수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방치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2015년 매출 미달로 상장폐지된 기업은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사였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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