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개발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 시험비행 성공
영국-프랑스 정부 공동개발 '콩코드' 2003년 운행 중단
임화섭
입력 : 2025.01.29 12:51:19
입력 : 2025.01.29 12:51:19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의 항공기 개발업체 '붐 슈퍼소닉'이 만든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 'XB-1'이 28일(현지시간) 소리의 속도보다 더 빠른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다고 미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민간 기업이 개발한 초음속 여객기 시제품이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이번 XB-1의 초음속 시험비행을 맡은 수석 조종사 트리스탄 브란덴부르크(코드명 '제페토')는 이륙 약 12분만에 3만5천290 피트 고도에서 가속해 음속(마하1)보다 빠른 마하 1.122의 속도를 냈다.
약 20분간 비행하면서 브란덴부르크는 2차례 더 음속의 벽을 넘어섰다.
붐 슈퍼소닉은 연방항공국(FAA)의 특별 허가를 받아 이번 첫 초음속 비행 경로를 캘리포니아의 모하비 사막으로 골랐다.
이 경로를 고른 것은 1947년 전설적인 미국 공군 에이스 척 예거(1923∼2020) 대위(나중에 준장까지 진급)가 항공 역사상 최초로 수평 비행으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곳이기 때문이다.
XB-1은 작년 3월부터 이번까지 12번의 시험비행을 무사히 마쳤으며, 이달 10일에는 음속에 근접한 마하 0.95까지 가속하는 데 성공했다.
붐 슈퍼소닉은 XB-1 시험비행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실제 초음속 여객기로 쓰일 '오버추어' 기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구상에 따르면 오버추어는 64명에서 80명을 태울 수 있는 여객용 제트기로, 최대 속력은 마하 1.7이 될 예정이다.
작년 6월 붐 슈퍼소닉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 오버추어 생산 공장을 완공했으며, 생산 능력을 연간 66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음속 여객기로는 영국·프랑스 정부와 공기업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콩코드' 기종이 있었다.
콩코드는 1969년 첫 초음속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1976년 일반 여객을 태우는 상업운항에 투입됐으나, 콩코드 투입 노선은 비싼 운임 등 이유로 승객이 적어 만성 적자를 냈다.
콩코드 운항 항공편은 2000년 프랑스에서 대형 인명사고가 나기도 했으며, 2003년을 끝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제작 대수는 1965년부터 1979년까지 총 20대였으며 이 중 상업용 여객기는 14대였다.
미국 보잉도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정부 지원을 받아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려고 했으나, 환경 파괴 우려 등 반대로 예산 지원이 중단되자 계획을 포기했다.
붐 슈퍼소닉은 콩코드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오버추어를 통한 초음속 여행의 가격을 낮추고 친환경적으로 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블레이크 숄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5월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언젠가는 세계 어느 곳이든 100달러(14만원)만 내면 4시간만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작년 3월 CNN 인터뷰에서는 600개 노선에 오버추어가 투입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limhwasop@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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