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부산 김해공항에서 28일 밤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 부상자가 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화재가 뒷좌석 승객 짐에서 시작됐다는 복수의 탑승객들 진술이 나왔다.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에서 발생한 불이 항공기 화재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과 승무원 17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 뒷줄 기내 선반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한 뒤 화재로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선반 내에 넣었던 보조배터리가 압축되면서 불이 났다는 목격자들 진술이 잇따라 나왔다.

이날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항공기 승무원은 항공기 뒤쪽 주방에 있다가 뒷좌석 선반 내부에서 연기와 불꽃이 나는 것을 목격해 관제탑으로 “계류 중인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상황을 알렸다. 승무원들 근처에 앉았던 승객도 “머리 위 짐칸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불을 본 승무원이 ‘누가 짐칸에 배터리 넣으신 분’이라고 물어보더니 차량용 소화기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내용은 국토교통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언급을 아꼈다. 사고 직후 현지에 급파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항공기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 발언에서 언급됐던 선반 속 물체가 발화 지점으로 지목되는 모습이다.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가운데 당초 경상 3명으로 파악됐던 화재 부상자가 관할 보건소 환자 재분류를 거쳐 이날 7명으로 늘어났다. 국토교통부는 김해공항 항공기 주기장 40개 중 사고 항공기 주변의 주기장 3개소를 폐쇄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 원인의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대책을 지시했다. 최 권한대행은 “김해공항에서 많은 항공편이 운항되고 있는 만큼 항공기 안전 운항과 국민 불편이 없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29일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29일로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잇따라 사고가 나며 국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는 공항 시설과 항공사 점검을 통해 종합적인 항공 안전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