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구직자 10명에 일자리는 3개도 안돼

최예빈 기자(yb12@mk.co.kr)

입력 : 2025.02.10 18:09:40 I 수정 : 2025.02.10 22:14:23
‘구인배수’ 지난달 0.28 기록
3명이 일자리 1개도 못구한셈
금융위기·코로나때보다 심각

실업급여 지급액도 역대최고


10일 서울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관련 상담 신청서를 작성하는 시민. 2025.2.10 [사진 = 연합뉴스]
구직자 3명이 일자리 1개도 못 구하는 상황이 닥쳤다.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한 고용한파다.

10일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워크넷을 이용한 신규 일자리는 13만5000명, 신규 구직 인원은 47만9000명으로 구인배수가 0.28을 기록했다.

구인배수 0.28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월 0.23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달 신규 구직 인원이 1년 전에 비해 6.5%(3만3000명) 줄어든 데 비해 신규 일자리는 훨씬 더 많은 42.7%(10만1000명)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구인배수가 0.3 이하로 떨어진 것도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다.

기업들이 채용의 문을 걸어 잠그면서 이른바 ‘채용 빙하기’가 본격화됐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21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1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년 전에 비해 0.8%(11만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고용노동부 천경기 미래고용분석과장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브리핑실에서 ‘25년 1울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5.2.10 [사진 = 연합뉴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외국인 당연가입 증가분을 빼면 1만7000명이 줄어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는 18개월째 이어졌다.

이에 따라 구직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다. 지난 1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9747억원으로, 2024년 같은 달보다 3.8%(356억원) 증가했다. 1월 기준 역대 최고액이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8만6000명으로, 작년 1월보다 7.9%(1만6000명) 줄었지만 지급 단가가 높아지면서 실제 구직급여 지급액이 늘어났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 과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건설업, 사업서비스 등에서 경기 둔화가 두드러져 관련 기업들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 구인 인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니 기업들도 채용을 유보하겠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치적·경제적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올해 고용시장을 더 어둡게 전망하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고용 한파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며 “바닥이 어디까지인지 현재로서는 감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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