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감염 원인균 99% 정확도로 빠르게 판별"
PNA 분자 2개 이용한 진단 기술 제시…"임상 적용 추진"
김용태
입력 : 2025.03.12 14:11:37
입력 : 2025.03.12 14:11:37

UNIST 김하진 교수(왼쪽)와 제1저자 김성호 박사.[울산과학기술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감염 원인균을 100%에 가까운 정확도로 빠르게 판독할 수 있는진단 기술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UNIST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하진·권태준·강주헌 교수팀이 인공 설계 분자인 펩타이드 핵산(PNA)을 이용한 '형광 현장 혼성화'(FISH)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FISH 기술은 특정 유전자 서열과 결합하는 형광 탐침(프로브)을 이용해 표적 DNA 또는 RNA의 존재 여부를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분자 진단 기술이다.
특히 FISH를 이용한 세균 감염 감별은 기존 PCR 방식보다 싸고 빠르게 세균을 확인할 수 있고, 최소 12시간이 필요한 배양 없이도 감염균을 직접 탐지할 수 있다.
탐침이 세균의 특정 유전자 서열과 결합하면 발생하는 형광 신호를 읽어 내는 원리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FISH 기술은 PNA 분자 두 개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2만종의 세균 게놈 서열을 분석해 특정 종의 리보솜 RNA에만 붙도록 PNA 서열을 설계했다.
PNA는 일반적인 DNA 기반 탐침에 비해 서열 불일치 민감도가 크며, 세균의 세포벽을 투과하는 성능이 뛰어나다.
또 두 개의 PNA가 모두 표적 부위에 달라붙어야만 신호가 발생하기 때문에 탐침 분자가 결합 부위를 잘못 찾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왼쪽부터 UNIST 강주헌 교수, 권태준 교수, 공동 제1저자 현휘 박사.[울산과학기술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개별 세균 감염에 대한 검사뿐만 아니라 여러 세균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도 정확도를 높였다.
이 기술은 대장균, 녹농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 7종을 개별 샘플에서 검출하는 실험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을 제외하고 모두 99% 이상의 검출 정확도를 나타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96.3%의 정확도로 검출됐다.
여러 종류의 균이 섞인 상황에서의 성능 검증을 위해 장구균과 대장균을 섞어 실험한 결과 두 균 모두 99% 이상의 검출 정확도를 보였다.
PNA 분자 두 개를 이용한 기술은 '포스터 공명 에너지 전달 현상'을 기반으로 한다.
두 개의 PNA 분자가 가까이 있을 때 한 분자에서 다른 분자로 에너지가 전달되는데, 이때 에너지를 받은 분자가 내는 형광을 측정하는 것이다.
김하진 교수는 "패혈증, 요로 감염, 폐렴 등 즉각적인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감염병 진단과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이용한 추가 실험을 통해 임상 적용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발간된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실렸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 UNIST의 지원을 받았다.
yong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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