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지나면 늦어요”...돈 벌 기회가 왔다? 은행이자보다 좋은 벚꽃배당

문일호 기자(ttr15@mk.co.kr)

입력 : 2025.03.15 05:53:56
꿩먹고 알먹는 투자전략

① ‘은행이자<배당률’ 반드시 체크
② 배당률 계속 상승하는 종목 매수
③ 실적 개선될 저PER株 골라담고
④ 회사 장기 밸류업 공시 챙겨봐야


[사진 = 연합뉴스]


상장사 134곳 벚꽃배당 실시
# 배당 주식에만 투자한다는 작징인 최 모씨(38)는 기아의 ‘벚꽃배당’을 기대하며 3월 17일을 기다린다. ‘벚꽃배당’은 벚꽃이 피는 3·4월에 매수해도 배당을 주는 주식을 말한다. 최근 기아는 2024사업연도 실적에 대한 현금배당 기준일을 이달 19일이라고 발표했다. 기준일 2거래일 전에 매수해야 주주배당 명단에 오른다.

최씨는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기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 분할 매수하면서 17일에 마지막으로 매수할 것”이라며 “배당금을 인상한 회사 주가가 하락하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최적의 배당 투자는 배당금을 인상하는 상장사 주식을 최저점에 매수하는 것. 장기적으론 평소 배당금을 받으며 생활하고, 향후 주가가 오를 경우 자본차익까지 챙겨 노후에 대비하는 ‘일석이조’ 투자가 붐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국내 증시의 ‘밸류업’을 강조하고 상장사들이 주주환원 강화 노력을 하면서 ‘배당 투자의 선(善)’을 이뤘다는 평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국내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2%대까지 내리면서 연 3% 이상의 배당수익률(배당률)을 제공하는 ‘벚꽃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배당 투자 ‘막차’는 겨울이었다. 주주명단이 매년 12월로 폐쇄되다 보니 이전에 감(感)으로 배당액을 예상하고 서둘러 매수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런 ‘깜깜이 배당’을 막고자 2023년부터 금융당국은 상장사들이 투자자에게 먼저 주당 배당금을 알린 후 배당기준일을 공시하도록 강조했고, 이와 관련된 자본시장법이 작년 말에 통과됐다.

고배당주로 통하는 금융지주들은 벚꽃이 피기 전인 지난 2월 주주명단을 닫았다. 그러나 여전히 3월 배당 막차는 남아 있다. 11일 상장회사협의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17일 이후 매수해도 벚꽃배당이 가능한 국내 상장사는 134곳에 달한다. 이 중에는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과 배당률이 높은 우량주들이 수두룩하다는 평가다.

꿩(주가 상승) 먹고 알(배당)까지 먹을 수 있는 투자법엔 네 가지 체크 포인트가 있다. 먼저 배당률이 무위험자산 수익률(시중은행 예금 금리 2%대 후반)보다는 높은지 체크해야 한다. 둘째, 배당률이 상승하는 배당성장주에 투자해야 한다. 배당률은 배당금(DPS)을 특정 시점 주가로 나눈 값이다. 기대배당률은 올해 예상 DPS(증권사 추정치)를 주가로 나눠서 계산한다.

셋째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저평가 배당주를 찾는 것이다. 실적 개선이 동반되는 저PER주는 중장기 주가 상승으로 배당률이 자연스레 낮아지더라도 여전히 3~4%대 배당률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중장기 밸류업 공시를 살펴본다. 목표 배당성향을 통해 그 회사의 배당 의지를 파악할 수 있다.



◆ 기아 SK가스 빙그레…143곳 벚꽃배당 터진다
기아는 ‘선생님’(금융당국)의 지도에 잘 따르는 배당 모범생이다. 기아는 선(先)배당액 결정, 후(後)배당기준일 구조로 벚꽃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배당금도 올리고 있다. 기아의 보통주 기준 연간 현금배당은 2023년 5600원에서 2024년 6500원으로 16.1% 인상됐다.

11일 종가 기준 배당률은 6.61%다. 기아의 올해 예상 DPS 추정치는 6610원으로 전년도(6500원) 대비 소폭 인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대배당률 역시 6.72%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배당률이 6%대로 높은 것은 이 종목이 관세 부담으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PER이 3.79배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

빙그레의 현 배당률은 3.62%지만 올해 기대배당률은 3.22%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빙그레 배당을 받으려면 오는 18일까지 매수해야 한다. 빙그레는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연초에 투자했을 경우 빙그레 배당률은 4%였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빙그레 주가가 12% 오르면서 배당률이 3%대로 내려왔다.

SK가스의 현 배당률은 2.53%에 그치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보다 못 하지만 내년 벚꽃배당이 더 기대되는 종목이다. 올해 예상 순익이 3651억원으로, 2024년(1850억원)보다 2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기대감이 미리 반영돼 SK 주가가 상승했고 배당률이 2%대로 낮아진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책으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 확대가 거론되고 있다”며 “이는 SK가스의 실적 추정치 상향과 배당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가스의 올해 기대배당률은 3.89%로 한 단계 점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벚꽃배당은 주당 6000원이지만 올해 예상 실적을 바탕으로 지급되는 내년 벚꽃배당은 9250원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 애경산업은 의리배당, NH증권은 배당나무


배당성향은 상장사가 벌어들인 순익에서 배당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애경산업은 중장기 주주환원책으로 제시한 ‘최소 배당성향 35%’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 사업 부진으로 전년 대비 순익이 감소했지만 DPS를 580원으로 유지했다. 배당성향은 2023년 32%에서 작년 36%로 되레 올랐다.

2018년 상장한 애경산업은 이후 매년 배당을 지급해왔다. 2022년에서 2023년 순익이 급증하자 DPS를 310원에서 580원으로 올렸다. 이 같은 배당주의 면모는 성장주 위주의 조정 장세에서 빛을 발하며 올 들어 주가가 15% 가까이 오르는 계기가 됐다. 그래도 배당률은 4.08%다. 올 벚꽃배당을 위한 데드라인(매수 가능 마지막 날)은 26일이다. 12개월 예상 PER은 9.21배다.

NH투자증권은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실적으로 이어지는 대표적 수혜주다. MTS(모바일거래시스템) ‘나무’로 유명한 이 증권사의 주식을 오는 27일까지 매수하면 주당 950원을 받을 수 있다. 배당률은 6.57%이며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기대되는 배당률은 약 7%다.

27년 연속 현금배당 행진으로 유명한 대신증권 주식은 오는 24일까지 매수하면 올해 벚꽃배당을 받을 수 있다. 11일 기준 배당률은 7.1%인데 기대배당률 역시 똑같다. 이는 DPS가 3년 연속(2022~2024년) 1200원으로 고정되면서 추정치 역시 이 값으로 예상돼서다.

최근 이 증권사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10%로 높이기 위해 계속해서 배당도 하고 부동산 등 신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표 배당성향은 개별 기준으로 30~40% 수준을 제시했다. 개별 기준은 순익에서 ‘대신F&I’ 등의 자회사 실적은 빠진다. 이 자회사는 고급 주택단지 ‘나인원한남’ 개발로 유명하다. 부동산 자회사 실적이 급증해도 일반 주주의 몫은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 삼성 LG 현대차…오너그룹 내 벚꽃배당주 많아
삼성화재는 배당금을 꾸준히 올리는 배당성장주다. 전년도 실적으로 정해진 DPS는 1만9000원이다. 현 배당률은 4.85%며 올해 기대배당률은 5.34%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2조768억원의 순익이 올해에는 2조1558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화재의 배당률이 상승하는 주된 이유는 관세전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내수 사업인 데다 물가 상승에도 보험료 인상에 나설 만큼 인플레이션에 강하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연 6%대 배당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고배당에 배당성장주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작년과 올해 사업연도 DPS(추정치)는 각각 2800원, 2900원이다. 배당률 역시 6.56%, 6.79%다. 삼성카드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익 기준 PER은 7.44배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에도 강한 그룹 내 광고회사도 배당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계열의 이노션은 작년에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이노션의 DPS는 2023년 1175원에서 2024년 950원으로 배당금이 줄었다가 2025년 1242원으로 반등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배당률 자체가 높기 때문에 최근의 배당 감소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다. 이노션의 현 배당률과 기대배당률은 각각 5.15%, 6.74%다.

그동안 중국산 철강 덤핑에 고전했던 현대제철은 최근 중국 정부의 대규모 감산 계획 발표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작년 88억원에 불과했던 순익이 올해는 2649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DPS는 750원에서 946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기대배당률은 3.33%다. 다만 중국의 감산 조치가 실제로 이뤄진 경우가 최근엔 없고, 미국의 철강 관세 악재도 있어 주가 하락 우려는 남아 있다.

지주사 LG는 현 배당률과 기대배당률이 모두 4%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2021년 연간 DPS로 2800원을 지급했던 이 지주사는 2022년 3000원, 2023년과 2024년 3100원으로 공시했다. LG전자 등 계열사들의 우량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예상 순익이 1조550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1년 새 93% 증가한 수치다. 올해 예상 DPS가 3220원으로, 기대배당률은 4.71%로 추정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작년 순익 기준 ‘1조클럽’에 가입했다. 작년에 국내 타이어 회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여줬으며 해외에선 전기차와 고급차용 타이어 기술력이 독보적이란 평가다. 다만 북미 시장 점유율이 높아 관세 부담이 커지고 있어 올 들어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11일 기준 배당률은 5.15%다. 증권가는 한국타이어가 각종 비용 부담으로 올해 기준 DPS를 전년 대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배당률 하락이 아닌 DPS 감소에 따른 기대배당률 하락이라는 점에서 배당 매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롯데그룹 기술(IT) 계열사인 롯데이노베이트의 DPS는 주당 700원으로, 11일 기준 배당률은 3.55%다. 올해 예상 DPS는 850원으로 기대배당률이 4.31%로 오를 전망이다. 이 배당주의 경우 호재와 악재가 혼재돼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그룹 소속 IT 회사라는 약점과 그룹 전체가 인공지능(AI)으로 사업 전환에 나서는 만큼 오히려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함께 나오고 있다.

■ 용어설명

▶▶ 벚꽃배당 : 벚꽃이 피는 시기인 3~4월에 배당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말이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편으로 2024년부터 배당금을 먼저 공시하고 배당기준일을 봄으로 늦춘 기업이 증가해 배당투자자들의 3월 매수가 활발해지고 있다. 배당기준일 2거래일 이전에 매수해야 벚꽃배당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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