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KT 윤경림,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낼까

입력 : 2023.03.20 14:29:48
제목 : 주총 앞둔 KT 윤경림, '자사주 매입' 카드 꺼낼까
주식 일부 팔고 1100주 보유…취임 전 구현모 '책임경영' 선례 조명

[톱데일리] KT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정치권 외풍이 불어닥치면서, 차기 대표이사 불확실성과 함께 KT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막다른 길에 몰린 윤경림 후보가 전임 구현모 대표의 선례를 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윤경림 사장이 지난 7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출된 이후 KT의 CEO 관련 불확실성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는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KT 주가는 지난 14일 장중 52주 최저가 2만9150원까지 떨어지는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주가가 3만93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 만에 35%가 빠져나갔다.

현재 윤 사장의 자사주 보유량은 유독 적은 편이다. 총 1100주로 3000만원 상당이다. 윤 사장이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불러들인 송경민 KT SAT 대표(2852주),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1만3914주)보다도 적고, 윤 사장을 포함한 현재 KT 사장단 4인의 평균 자사주(1만7744)와 비교하면 16분의 1 수준이다.

타 경쟁사 CEO들의 취임 직전 자사주와 비교해도 윤 사장의 보유량은 크게 뒤처진다. 2021년 3월 취임 당시 2만800주(2억5000만원)를 보유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한 달 만에 25000주(3억1500만원)를 추가로 매입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21년 11월 취임 전 5500주(3억2000만원)를 갖고 있었다.

윤 사장은 현대자동차로 이직하기 전만 해도 KT에서 성과급 등을 통해 받은 2756주를 가지고 있었다. 이후 2019년부터 2년여간 현대차에서 근무하는 동안 1656주를 처분해 현재의 보유량만 남게 됐다. 지금까지 KT 주식 매입은 한 건도 없었던 반면, 확보한 절반 이상의 주식을 팔았던 셈이다.

통상 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로 전달된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인물이 전임 구현모 대표다. 구 대표는 3년 전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후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취임을 결정짓는 주총 전 2020년 3월 3차례에 걸쳐 장내매수 로 KT 주식 5234주를 사들였다.

당시 황창규 전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며 입지를 키워 차기 대표이사에 내정된 구 대표가 취임 전부터 불거진 CEO 리스크를 벗어나 주가 부양을 이루겠다는 책임경영 강화 의지의 행보였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에도 수 차례 자사주를 매입해 현재 3만6571주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로 11억원 상당이다.

전임 사례처럼 구현모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수식어는 현재 윤 사장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윤 사장은 구 대표와 함께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보은성투자 의혹 등에 연루되며 검찰 수사가 착수된 상태다. 연임을 포기한 구 대표가 자신의 '아바타' 역할로 윤 사장을 세웠다는 여권의 주장까지 나왔다.

윤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 여부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만일 윤 후보의 선임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면 KT는 CEO 선임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올해 사업 계획 수립이 1분기 지난 시점에서 경영 정상화 시점이 기약 없이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표이사 선임이 주총 표 대결 양상으로 번지면서, 앞으로 10여일 남은 시점상 윤 사장이 찬성표를 끌어모을 마지막 행동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지분 10.13%를 가진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2대주주(7.79%) 현대차그룹에서도 윤 사장 선임에 반대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앞서 윤경림 사장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출 이후 정치권 외풍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안정화 태스크포스(TF)와 지배구조 개선 TF를 구성하면서 KT 경영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자신이 내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가 하락을 지켜보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하기도 했다.

윤경림 사장은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을 과감하게 혁신하고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최근 여러 주주께서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시는데 사업과 조직을 조기에 안착시켜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 주주총회에선 윤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 안건 외에도 사내이사 2인 선임, 사외이사 3인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목적 사업 추가를 포함한 정관 일부 변경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안건에 이름을 올린 임승태 후보자는 사의를 표명해 공석으로 남는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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