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경기침체 공포에…“美·유럽 금리인하 서두를 것”

김제관 기자(reteq@mk.co.kr)

입력 : 2025.04.08 16:22:48
ECB, 17일 금리 0.25%포인트 내릴 확률
기존 70%서 美 관세 발표 후 90% ‘껑충’
“경제 성장 문제가 인플레 우려 넘어서”
美 연준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와


글로벌 경기 침체. 로이터 일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룸버그통신 집계를 인용해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이 90%까지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70% 정도였다.

지난달 ECB가 5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한 후 이달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매파적 분위기가 있었는데,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고 FT는 전했다.

픽테 자산운용의 프레데리크 듀크로제트는 이번 달과 그다음 회의(6월)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으며, 오히려 인하하지 않을 경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마무드 프라드한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갑자기 성장이 중요 문제가 됐다”라며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넘어섰으며, 유럽의 정책 완화를 가리킨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 바클리는 유로존이 하반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고 현재 2.5% 수준인 금리가 10월 1.25%까지 절반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ECB가 국채 매입 등에 나설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20% 상호관세 부과는 EU에 향후 4년간 7500억유로(약 1209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콜로뉴 경제연구소는 추산했다.

영국도 오는 5월을 포함해 3차례 이상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금융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에 따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35%에서 45%로 최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불과 지난달 이 확률을 20%에서 35%로 올렸는데, 다시 한번 예측치를 수정한 것이다. JP모건 등 다른 투자은행도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 한때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과반(53.4%)을 기록했다 32.7%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는 일주일 전(18.5%)이나 전 거래일(33.3%) 대비 급등한 수치다.

FT는 파월 의장이 관세전쟁으로 경기 방어와 인플레이션 억제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가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다면 연준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못 본 척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4일 “아직 정책 전환을 얘기하기엔 이르다”라고 밝힌 만큼, ‘연준 풋’(연준의 시장 개입)을 과도하게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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