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피했다…반도체 팔아치운 외국인이 사들인 대표 내수주는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입력 : 2025.04.17 17:19:27
서울 시내의 한 전기계량기 모습. [사진 = 연합뉴스]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국전력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데다 낙관적인 실적 전망에 배당까지 재개되면서 주가에 훈풍을 불어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한국전력은 전일 대비 100원(0.41%) 내린 2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 주가는 이달 들어 11.32%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약세를 보인 코스피 수익률(-0.43%)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관세 전쟁이 촉발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를 뚫고 내수주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국내 전력 생산과 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으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대표적인 내수주로 꼽힌다.

한국전력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 연속 주가 하락을 겪었으나 지난해 6%대 반등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낮아진 에너지 가격 등으로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반도체주를 대거 팔고 한국전력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한국전력 주식을 1138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위 자리에 올려놨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각각 2조원대 규모로 팔아치우며 순매도했다.

한국전력의 주가 강세는 미국발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전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5%대 폭락한 지난 7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중 홀로 상승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 75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9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도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경기 둔화우려 국면에서 안정적인 선택지로 꼽았다. 한국전력에 대한 목표주가는 3만~3만3000원으로 유지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 없이도 낮은 배당성향 등으로도 배당매력과 재무구조 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순이익과 배당성향을 고려하면 현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7.6%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비용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는 중”이라며 “일시적일 수 있으나 유연탄 가격과 국제유가, 환율까지 안정화되면서 단기적으로 부담 없는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기업들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구매할 수 있는 ‘전력직접거래’ 관련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산업용 수요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불안 요소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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