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 올 여름부터 과장일세”…연말 인사 관행 깨뜨린 농협은행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4.25 06:07:47 I 수정 : 2025.04.25 08:13:45
강태영 행장 취임 후 새 변화
성과 뛰어난 120명 특별승급
글로벌전문가 양성도 잰걸음


21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사에서 진행한 경영 성과 분석회의에서 강태영 은행장이 임직원들에게 당부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강태영 행장 취임 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파격적 시도를 하고 있다. 입사 연도에 따라 연말에 한 번 이뤄지던 승진을 우수 성과자에 한해 상반기에 추가로 부여하는가 하면, 농협 이미지와 거리가 멀었던 ‘글로벌’ 분야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24일 농협은행은 ‘성과 인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도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농협은행의 인사 시스템을 성과 중심으로 개혁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강화 방안 발표와 함께 상반기 최우수 성과를 낸 직원 120명에 대한 특별 승급도 실시했다. 특히 은행의 전통적 업무인 가계대출 등 이자 수익 등의 분야가 아닌 수익증권, 방카슈랑스, 디지털금융 등 비이자사업과 외환 부문에서 좋은 결과를 낸 직원들이 대상이 됐다.

농협은행은 연말 정기 인사에서는 자산관리(WM), 디지털금융, 채권관리, 외환 등으로 세분화해 특별 승진자를 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때가 되면 은퇴하는 문화도 바꾼다. 실적이 우수한 사무소장의 경우 정년이 돼도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하고, 명예퇴직을 하는 해의 사업 성과에 따라 파격적 인센티브도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가 공정해야 이 모든 시도가 의미 있다는 내부 의견을 반영해 데이터 기반의 평가 시스템도 새로 갖췄다. 승진 심사 항목에 계량 지표를 도입하고, 중앙본부 부서장과 영업점 사무소장 임용 때 업적·역량 평가 등 데이터 기반 체계를 들여오는 것이다.

강 행장은 “성과 중심의 인사 혁신을 통해 인적 자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면적 계량 평가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대비 글로벌 분야에서 부진했던 농협은행은 강 행장 취임 후 글로벌 부문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글로벌 부문 강화를 위해 글로벌 직군 인력을 선발하기 위한 신규 채용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국외 점포 파견형 현지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농협은행 현지 전문가 프로그램인 ‘NH영글영글’은 주재원으로 즉시 파견이 가능한 역량을 갖춘 주니어급 직원을 일찌감치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8년 도입된 뒤 코로나로 중단됐으나 작년에 재개됐다. 올해엔 베트남에 기업여신 실무 인력 2명, 홍콩과 인도에 글로벌직군 채용 인력 1명씩을 각각 파견했다. 이들은 국외 점포의 여신·자금·인사 등 실제 업무를 지원하고, 국가별 금융시장과 제도 조사 등 현장 중심 실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수 주재원 인력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수 주재원으로 선발된 인원의 경우 파견 기간 연장과 국외 점포 간 인사 이동 확대 등을 내걸었다. 주재원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글로벌 유관 부서로 배정해 배려해주는 등의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실제로 강 행장은 은행 내부에서 글로벌 인력의 적재적소 배치를 통한 글로벌 전문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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