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 연속 상승 2,570대 안착…외국인 2주 연속 순매수세 유지美금리인하 전망 후퇴, 美·中 협상에 관세정책 민감도 커질듯트럼프 중동순방 주목…"매크로 동력 부재, 통화정책 기대감도 이연"
조성흠
입력 : 2025.05.11 07:00:04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이 조금씩 진척되면서 4주 연속 상승, 코스피 2,600선을 넘보게 됐다.
미국과 영국 간 무역 합의에 이어 미국이 인공지능(AI) 칩 수출통제 정책 철회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때 박스권 탈출 기대가 커졌으나, 미국과 중국 간 첫 고위급 협상을 앞둔 경계심에 지수가 탄력을 받지는 못했다.
금주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또다시 무역 협상 과정에 따른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관세정책이 협상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관세 여파로 인한 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 상승 동력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코스피, 장 초반 2,580대 강보합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580대에서 강보합세로 출발.원/달러 환율 보합세로 출발.2025.5.8 seephoto@yna.co.kr
11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7.48포인트(0.68%) 오른 2,577.27을 기록했다.
증시가 연휴로 이틀간 휴장한 가운데 4주 연속 상승했다.
미·중 고위급 협상 개최 소식에 이어 미국의 AI칩 수출 규제 완화 계획, 미·영 무역 합의가 이어지는 등 관세 불확실성의 완화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무역 협상 기대감에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을 하회하자 외국인 수급도 개선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를 예고하며 관련 업종이 타격을 받았고, 미·중 협상이 다가오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결과 상승세가 제한됐다.
지난주(7~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천466억원 순매수세로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2천901억원 규모로 2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고, 개인도 4천27억원 규모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금속(5.64%), 전기/가스(3.82%), 운송장비/부품(2.42%) 등이 강세였고, 제약(-3.38%), 의료/정밀기기(-3.24%), 섬유/의류(-1.48%) 등은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 대비 0.66포인트(0.09%) 오른 722.52로 반등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금주는 미국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한 한편 미·중 협상이 시작되면서 관세정책에 따른 일희일비가 재연될 수 있겠다.
전주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물가와 경제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음을 지적하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주중 발표 예정인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인하 기대를 자극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여기에 4월 실물지표가 완만한 둔화세를 보이고 체감경기 지표가 개선될 경우 금리인하 사이클은 하반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가 당분간 낮게 유지된다면 금융시장은 미국의 무역 협상 관련 뉴스 플로우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감만·신감만 부두 [연합뉴스 자료사진]
첫발을 뗀 미·중 고위급 협상은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보다는 장기간 우여곡절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인 2019년 미·중 무역 협상도 결렬과 재개를 반복하며 글로벌 증시에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처럼 정상회담 성사까지 긴 협상 과정이 예상된다"며 "갈등이 리스크 해소 국면으로 진입한 것은 분명하지만 최종 결과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협상 이슈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처럼 조속히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국가들과의 협상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16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AI칩 수출 규제 완화 추진 소식이 나온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순방 기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국의 원유 증산이나 미·이란 핵 협상 등 소식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끊임없이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관세 영향권에선 증시의 박스권 탈출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 협상의 뉴스 흐름에 반응한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본질적으로 매크로 측면에서 강한 상승 동인이 부재한 가운데 통화정책 기대감도 3분기에나 타진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4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5월 정기 리뷰가 예정돼 있어 관련 변동성이 예상된다.
지난 2월 정기 리뷰 때는 MSCI 한국 지수에서 신규 종목 편입 없이 11개 종목이 편출되면서 한국 지수 종목이 92개에서 81개로 줄어든 바 있다.
이번에도 편입 대비 편출 종목이 많아 종목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입 예상 종목으로는 삼양식품[003230], 한화시스템[272210] 등이, 편출 예상 종목으로는 엔씨소프트[036570], LG이노텍[011070], 에코프로머티[450080] 등이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전망치를 전주와 같은 2,480∼2,650으로 제시했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2일 한국 5월 1~10일 수출입 ▲ 13일 미국 4월 CPI ▲ 14일 한국 4월 실업률 ▲ 15일 미국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4월 소매판매·산업생산, 유로존 1분기 국내총생산(GDP) ▲ 16일 미국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josh@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