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37년까지 선박 최대 448척 발주…韓 '윈윈' 협력안 필요"
한경협, 한미 조선 협력 연구 보고서…선박 분야별 대책 등 제시
임성호
입력 : 2025.05.19 06:00:04
입력 : 2025.05.19 06:00:04

[윤해리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본격 추진하며 한국과의 협력을 넓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조선업계가 미국의 선박 신조(新造) 계획에 맞춘 분야별 대책을 제시하고 한국 조선 산업의 발전 기회를 얻는 '윈윈'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9일 류민철 한국해양대 교수에게 의뢰해 발간한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은 한미 조선산업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조선산업 재건 정책에 따라 미국이 오는 2037년까지 상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군 군함 등 최소 403척∼최대 448척의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조선 및 항만 인프라법'은 미국 국적 전략상선단을 250척으로 확충하고, 2047년까지 LNG 수출 화물의 15%를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운송하도록 규정했다.
또 최근 미국 해군은 향후 30년간 총 364척을 건조하겠다는 내용의 군함 퇴역 및 신조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미국 해안경비대가 운용할 쇄빙선 40척을 발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경협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보고서는 미국의 선박 도입 계획에 맞춰 상선과 LNG 운반선, 해군 군함, 차세대 선박 등 분야별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 전략상선단은 현재 1천∼6천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인 중형 선박이 대부분이기에 국내 중형 조선업계의 수주 및 사업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LNG 운반선의 경우 미국의 LNG 수출 증가로 LNG 운반선 전체를 미국 내에서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조선 기업들이 현지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해군 함정과 관련해서는 전투용 함정이 첨단 무기체계와 연계된 만큼 유지·보수·정비(MRO)와 신조를 이른 시일 내 한국에 맡길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MRO는 우선 선체 보수작업 위주로 신뢰를 쌓은 후 점차 선체 개보수 프로젝트 수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무기체계를 포함한 유지보수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정 신조 분야에서는 수송·지원함과 상륙함에 초점을 맞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5.19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보고서는 또 한국과 미국이 모두 이익을 얻는 방향의 조선산업 생태계 재건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투자를 통한 인프라 개선과 생산성 향상, 인력 충원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봤다.
미국 내 조선소 생산성 개선과 한국 기업이 인수한 미국 조선소 부지 및 주변 인프라 정비 방안에 대해 양국 정부가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 조선소로의 인력 이동에 따른 국내 조선 인력 부족 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적인 인력양성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민철 교수는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현지 사업을 추진할 때 인력과 공급망 저변을 확보하는 전략을 미국과 함께 마련하고, 미국의 지원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양국의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따른 사업 리스크도 면밀하게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외교, 통상, 산업, 금융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시각에서의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선산업 연구소 설립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회와 정부는 자율 운항 선박, 수소 선박 등 미래형 선박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으로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sh@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