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3곳 중 2곳, 1분기 손해율 낙관적으로 잡았다가 손실
금융당국 "손해율 전망치 점검…실제와 괴리 크면 소명요구·현장검사"
이율
입력 : 2025.05.28 06:05:00
입력 : 2025.05.28 06:05:00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1분기 주요 생명보험·손해보험사 3곳 중 2곳에서 손해율이 예상보다 높아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기보험 손해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해서 단기 실적이 좋게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실제 손해율과 예상치의 괴리가 지나치게 크면 소명을 요구하고 필요시 현장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28일 각사 공시 등에 따르면 1분기 주요 손해보험 5곳과 생명보험 4곳 등 9곳 중 6곳에서 예실차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실차란 보험사의 예상손해율과 실적손해율의 차이를 말한다.
예상보험금과 예상사업비에서 실제보험금(발생사고요소조정 포함)과 실제사업비를 빼서 구한다.
예상손해율보다 실적손해율이 낮아서 보험사 예상보다 보험금 지급액이 적으면 예실차 이익이, 반대로 전망에 비해 손해율이 높아서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이 많으면 예실차 손실이 난다.
손해율을 낙관적으로 가정하면 예실차 손실이,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예실차 이익이 나는 것이다.
예실차를 예상보험금과 예상사업비로 나눈 예실차율을 보면 해당회사의 계리적 가정이 얼마나 정확한지 가늠할 수 있다.
생보사 중에는 삼성생명(-3.8%), 한화생명(-4.1%), 신한라이프생명(-4.4%) 등 3곳에서, 손보사 중에는 삼성화재(-1.0%), 현대해상(-6.6%), KB손보(-0.7%)에서 예상보다 지급 보험금이 많아 예실차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교보생명(7.4%), 메리츠화재(2.2%), DB손보(0.6%)는 예상보다 지급 보험금이 적어 예실차율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생보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생명, 교보생명 등 3곳이, 손보사 중에는 현대해상과 롯데손보의 예실차율 절댓값이 3%를 넘어서 상대적으로 계리적 가정 정확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상무)은 지난 16일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마냥 보수적으로 추정해서 예실차를 크게 인식하는 건 IFRS17 사상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별 장기예상손해율 가정(현가합계 손해율·100년 가중평균치)간 편차도 천차만별이어서 '이익 부풀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손해보험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미래손해율을 현재보다 15%포인트 높게 가정한 곳부터 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는 곳까지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손보사들의 장기보험 전체 손해율 추세를 보면 평균 15%포인트(P) 내외 상승했다.
이같이 보험업계의 자의적이고 낙관적 계리가정이 지속되면 미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보험사 재무안정성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14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미래를 예측하는데 각사 방법이나 관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보험의) 실적손해율과 예상손해율 간의 차이가 너무 크면 재무제표의 신뢰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제도 변화의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장기손해율 가정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손해율을 1%포인트(p)만 낮춰잡으면 세전이익이 적게는 400억원에서 많게는 1천억원 증가한다.
지급여력비율(K-ICS) 개선 효과도 볼 수 있다.
(단위:억원)
손보 | 생보 | ||||||||
삼성 | DB | 메리츠 | 현대 | KB | 삼성 | 교보 | 한화 | 신한 | |
예상보험금 | 13,695 | 12,506 | 11,598 | - | 12,230 | 16,668 | 5,292 | 7,764 | 4,242 |
예상사업비 | 2,595 | 1,718 | 1,231 | - | 0 | 0 | 2,846 | 0 | 0 |
실제보험금(발생사고요소조정포함) | 13,929 | 12,329 | 11,388 | 12,316 | 17,299 | 5,042 | 8,082 | 4,428 | |
실제사업비 | 2,524 | 1,805 | 1,158 | - | 0 | 0 | 2,498 | 0 | 0 |
예실차(금액) | (160) | 91 | 282 | (86) | (630) | 598 | (318) | (185) | |
예실차(율) | -1.00% | 0.64% | 2.20% | -6.6% | -0.70% | -3.87% | 7.35% | -4.10% | -4.37% |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해지율이나 손해율의 낙관적 가정에 대한 점검은 계속해나가고 있다"면서 "예상치와 실적치 자료 제출을 주기적으로 요구하고, 지나치게 괴리가 크면 회사 측에 소명을 요구하는 한편 필요하면 현장검사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보험 부채 계리 선진화 태스크포스를 통해 관련 IFRS17 계리적 가정 관련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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