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전환' 차세대발사체, 팰컨9 같은 팔각 엔진 구조 단다

차세대발사체 변경안 공개…1단 80t급 메탄엔진 9기 '옥타웹' 방식 설계
조승한

입력 : 2025.06.01 07:00:07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우주항공청이 재사용 발사체로 전환을 추진 중인 차세대발사체가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9'과 같은 형태로 개발될 전망이다.

우주청이 최근 한국추진공학회 춘계학술대회 등에서 공개한 차세대발사체 변경안에 따르면 1단에 80t급 메탄엔진 9기, 2단에 같은 급 엔진 1기를 장착한 구조다.

길이는 70.8m, 지름은 4.2m로 기존 차세대발사체 스펙인 길이 52m, 지름 최대 3.8m보다 커지게 된다.

엔진은 메탄 가스발생기사이클 엔진으로 1단과 2단에 같은 엔진을 쓴다.

기존 차세대발사체는 케로신(등유)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으로 1단은 100t급 엔진 5기, 2단은 10t급 엔진 1기를 쓰는 구조다.

이 경우 두 개 엔진을 개발해야 하는데, 이를 하나로 줄여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또 1단의 500t급 추력이 2032년 달착륙을 목표로 개발 중인 달 착륙선을 달에 보내는 데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엔진 2기를 추가하는 걸 고려해왔었던 만큼, 메탄 방식도 1단 추력을 720t으로 높이기 위해 엔진 수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 팰컨9의 '옥타웹' 방식 엔진 배치
[스페이스X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엔진 배치는 팰컨9을 모방한 옥타웹(octa-web) 방식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옥타웹은 9개 엔진을 3개씩 3열로 배치하는 대신 마치 문어의 여덟 다리처럼 한 개의 엔진을 중앙에 두고 방사형으로 8개를 둘러 배치함으로써 공간을 최소화하는 형태다.

스페이스X는 팰컨9 엔진 배치를 3열에서 옥타웹으로 바꿔 발사체 무게와 길이를 모두 줄이고 엔진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료와 산화제를 두 개의 탱크에 각각 넣는 대신 한 탱크에 격벽을 쳐 공간을 분리하는 공통격벽 방식도 도입한다.

메탄은 산화제인 산소와 끓는점이 비슷해 특별한 열 차폐 없이 공통격벽이 가능한 만큼, 이를 적용하면 탱크 길이를 줄여 발사체 무게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발사체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구성품 및 기술을 개발하고, 제작 능력도 연간 1회에서 2회로 늘리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우주청은 경제성 확보를 이유로 사업을 전면 개편하고 도전적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한 사업으로 확보해야 할 난도 높은 기술의 수가 늘어나면서 개발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우주업계 한 관계자는 "너무 도전적인 연구가 많아 제대로 이뤄질지 불안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사체 연구자 대상으로 진행된 학회 공청회에서도 참가자들 상당수가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발사체 사업의 개편 여부는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우주청은 앞서 과학기술혁신본부에 2천500억원 증액안 특정평가를 신청했지만 불발되면서, 기획재정부에는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내용을 담은 2천933억원 규모 증액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현준 우주청 우주항공정책국장은 "기재부에서 필요한 서류에 대한 요청도 빨리 진행되고 있어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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